국내 시장 위축과 소비심리 하락 … 활로 찾아 해외로 떠난 유통街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프라인 유통 해외 진출 성공사례식품기업도 수출 역량 집중 … K-푸드 알리기 톡톡'K-뷰티', 수출 사상 최대 … 미국·프랑스 이어 3대 수출국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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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위축된 내수 시장 대신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고군부투하는 K-유통기업들의 현재를 살펴봤다.◇ 국내 시장 위축에 소비심리도 꺾여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활로로 낙점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달 기준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월 대비 3.7% 증가하는데 그치며 2023년 8월 이후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다.오프라인 유통은 오히려 3.1% 역신장했으며, 온라인 매출 증가율도 10.5%를 기록하며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그마저도 온라인 유통은 음식배달과 쿠폰으로 인해 둔화폭을 낮추는데 그쳤다. 패션 카테고리의 경우 올해 7월을 제외하면 연내 한 번도 성장하지 못했다.이는 소비심리가 꺾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로 8월 대비 1.3P 줄었다.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비상 계엄 여파로 12.5P 급락한 뒤 오르내리다가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반등했다. 그러나 이후 9월 하락하며 소비심리가 꺾였다는 평이 나온다.8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97, -3P)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현재경기판단(91, -2P)과 생활형편전망(100, -1P), 소비지출전망(110, -1P)도 줄줄이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96)과 가계수입전망(102)은 지수를 유지했다. -
- ▲ ⓒ조현우 기자
◇ 규제에 막힌 유통업계, 해외로 나간다유통기업 중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은 곳은 롯데다. 롯데쇼핑은 그룹 전사 역량을 더해 직접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2023년 9월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년 만에 누적 방문객 2500만명, 누적 매출 5700억원을 돌파하며 해외 진출 선공 모델로 자리잡았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 말에는 누적 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특히 하노이에서의 성공은 유의미하다는 평이다. 하노이의 지역내총생산은 서울의 ⅙수준이기 때문이다.각종 규제로 출점이 막힌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이마트는 몽골과 베트남에 각각 5곳, 3곳의 매장을 냈고, 노브랜드 매장은 필리핀 16곳, 라오스 3곳을 출점했다. 최근에는 편의점 이마트24가 국내 업체 중 최초로 라오스에 매장을 내기로 했다. GS25는 역시 베트남과 몽골에서 매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CU는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점포수를 늘려나가고 있다.온라인플랫폼 역시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와 이커머스 합작법인을 설립해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 진출을 선언했다. 합작법인의 첫 사업으로 G마켓은 동남아 대표 이커머스 라자다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W컨셉은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온라인과 로벌 중심 전략으로 선회했다.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W컨셉 글로벌 담당을 신설해 해외 사업에 힘을 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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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트렌드’ 된 K-푸드 … 외형 확대 속도국내 식품기업들은 내수 부진을 해외 실적으로 상쇄하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6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4% 줄어든 901억원에 그쳤다.식품 사업의 경우 국내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매출은 1조3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반면 식품 해외사업 매출은 136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신장했다.CJ제일제당은 2018년 독일의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해 만두 등 글로벌 전략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후 2019년에는 2조2000여억원을 들여 미국 슈완스를 인수했다. 2022년에는 영국, 지난해에는 프랑스 법인을 설립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헝가리 신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롯데칠성음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매출은 1조872억원으로 1.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23억원으로 3.5% 신장했다.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해외 부문이 하락폭을 줄였다. 별도 부문 음료 매출은 8.5% 줄어든 4919억원을 기록했다. 탄산과 커피, 생수, 주스 등 대부분의 음료 카테고리가 하락했다.음료 수출의 경우 밀키스와 레쓰비 등을 통해 수출 실적이 매출 기준 6.7% 신장했다. 지난해 밀키스는 해외 매출 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8월까지 누적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 신장하며 성장세다. 러시아와 미주 지역 매출이 각각 20%, 10% 늘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무려 90% 급증했다.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현재 3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미국 LA 2공장 완공, 중국 청도신공장 가동, 부산 수출 전용 공장등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밑거름을 탄탄히 하고 있다.특히 부산 수출 전용 공장인 녹산 공장은 3개 라인으로 구성돼 연간 5억개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부산공장, 구미공장 생산량을 더하면 수출 전용 생산량은 12억개에 이른다.농심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신라면 툼바를 기점으로 기존 신라면 중심 수출에서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신라면 툼바 성공을 시작으로 농심라면, 신라면 김치볶음면 등 신규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수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최근 밀양 2공장 완공으로 인해 수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최근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80억개를 넘어섰다. 2023년 50억개였던 판매량은 2년여만에 30억개가 늘어났다. 이는 전 세계 인구(82억명)과 비슷한 수준이다.현재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삼양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30% 늘어난 5531억원, 영업이익은 34% 신장한 1201억원을 기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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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업계도 밖으로 … ‘K-뷰티’ 선봉장K-뷰티 수출도 성장하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화장품 수출액은 11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5% 신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한국 화장품은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북미·유럽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프랑스, 미국과 함께 세계 3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리만코리아는 지난해 해외 매출 2000억원에 이어 올해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리만코리아의 해외 진출은 2022년 미국을 시작으로 2023년 대만, 2024년 홍콩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말레이시아·멕시코·싱가포르에 유통망을 확보했으며 하반기에는 유럽 진출을 2026년에는 태국과 남미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애경산업을 업은 태광산업 역시 기존 섬유와 석유 화학 중심의 사업을에 뷰티·에너지·부동산 개발 등으로 조정한다.앞서 태광산업은 지난 12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애경산업 인수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애경산업 화장품 매출의 70% 가량은 해외에서 발생한다. 중국 외에도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다.지난해 11월 다이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메이크업 브랜드 ‘투에딧’은 미국 현지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K뷰티 유통 플랫폼인 실리콘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