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명 신규 카드 발급 가능 … 재기 지원 효과 기대카드업계 "실적 확대 기회이지만 연체율 부담 불가피"'신용 인플레이션'…중·저신용자 대출 환경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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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70만명에 달하는 서민·소상공인 대상 대출 연체이력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이 본격 시행됐다. 신용점수 회복으로 카드 발급이나 신규 대출이 가능해지는 등 재기 지원 효과가 기대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연체 채무를 전액 상환한 서민·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신용회복지원 조치'를 시행했다. 해당 기간 중 연체가 발생한 사람은 개인 295만5000명, 개인사업자 74만8000명으로 총 370만3000명에 달한다.이 중 8월 말 기준 연체금을 전액 상환한 257만7000명은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연체기록이 삭제돼 신용회복 혜택을 받았다. 아직 상환하지 못한 112만6000명도 연말까지 전액 상환 시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연체 금액을 상환한 이들의 신용점수는 평균 616점에서 656점으로 40점 상승했다. 특히 20대(50점), 30대(42점) 등 청년층에서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전체적으로는 약 29만명이 신규 카드 발급, 23만명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카드업계는 이번 신용사면을 마냥 반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약 300만명의 신용점수가 일제히 오르면 카드 발급과 대출 수요가 늘어 실적 확대 효과는 기대되지만, 차주의 상당수가 중·저신용자인 만큼 연체율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카드업계의 지난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1.76%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특히 신용도가 올랐다고 해서 곧바로 상환 능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카드론이나 대출이 다시 연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사면을 받은 286만7964명 가운데 3명 중 1명꼴인 95만5559명이 신규 연체를 기록했다.또한 신용사면으로 인해 신용점수 인플레이션에 따른 변별력 약화로 금융사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중·저신용자의 대출 환경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금융연구원은 지난해 9월 '신용점수의 실효성 제고 방안' 보고서를 통해 "반복적인 신용사면 정책으로 인해 신용점수 하락 요인이 약화되면서, 고신용자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신용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업계 관계자는 "신용사면 대상자는 과거 연체 이력이 있는 만큼 재연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취약차주가 대거 유입되면 건전성 관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