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자민단 신임총재 '사나에노믹스' 예고재정확장·금융완화 정책 여파로 엔화 하락 전망日 기준금리 인상도 어려울듯 … 주식시장은 활기
  •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연합뉴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연합뉴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지난 4일 집권 자민당 첫 여성 총재로 선출되면서 '엔저' 부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약 열흘 뒤 치러질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사상 최초 여성 일본 총리로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정책 관련해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사나에노믹스'를 내세워 적극적인 재정확장과 금융완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도 다카이치 총재를 재정확장·통화완화를 지지하는 대표적 리플레이션파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다카이치 총재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중앙은행(BOJ)이 긴밀히 협력해 임금과 기업이익 상승에 기반한 수요 견인형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물가대책 경우 '급부형 세액공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소득세에서 일정액을 공제한 뒤 납부한 소득세가 공제액을 밑도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차액을 현금 지급하는 제도다.

    아울러 소비세 경감보다는 휘발유·경유가격 인하와 보조금 지급 등 현실적인 물가대응책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정을 통한 국가의 역할을 위해 적자 국채 발행도 용인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같은 여파로 다카이치 당선 이후엔 엔화 가치가 일정부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일본은행이 이달 예고했던 기준금리 추가인상도 어려워져 사실상 엔저 시대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선 일본 장기 국채 금리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사임 직후 3.285%까지 급등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적극적 재정·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일본 주식시장은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실제 다카이치 총재 승리가 유력시된 지난 3일 도쿄증권거래소 닛케이225지수는 4만5769.50엔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투자사 말버러의 제임스 애디 채권운용책임자는 "다카이치 총재가 최근 수위를 낮춘 듯 보이지만 여전히 완화된 재정·통화정책을 지지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에 따라 장기 국채와 엔화엔 약세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의 롱렌 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내 시장 참여자들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나 국채 매입 축소 같은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한다"며 "9월과 10월 열리는 두 차례의 정책회의가 일본 국채와 엔화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