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 3월 대미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 3월 대미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전방위적인 구애를 펼치다가 한국 정부로부터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강하게 질책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에 대응하고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 대규모 투자에 나섰지만, 현대차의 이런 노력은 '고통스러운 오판'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그의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2028년까지 향후 4년간 210억달러(약 29조9145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25%의 자동차 관세를 피하지 못했고, 특히 지난달에는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명이 미국 이민당국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WSJ은 조지아 사태에 대해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끊임없이 애썼던 현대차의 노력에 성과가 별로 없었음을 보여준 극명한 결말이었다"고 평했다. 

    WSJ는 특히 한 소식통을 인용해 현대차가 이민 단속 후에도 260억달러(약 37조422억원) 규모의 미국 투자와 미국 내 생산 확충을 재차 공언하면서 한국 정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속한 무역협상 해결을 위해 현대차가 너무 공개적으로 열의를 보여 미국과의 무역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수 있다는 판단에 한국 정부가 현대차를 질책했다는 것이다.

    WSJ는 한국 대통령실이 이에 대해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