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의 늪' 빠진 농협 상호금융, 대출 4분의1이 사실상 연체 상태

지역 농협의 공동대출 부실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담보 유형에 따라 연체율이 30%에 육박하면서 기획부동산식 대주단 대출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농협 상호금융의 공동대출 연체율은 19.23%로 집계됐다.

2021년 1.25%, 2022년 1.88% 수준이던 연체율은 2023년 7.41%, 2024년 13.62%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업시설 담보 공동대출의 연체율은 28.43%로 사실상 10곳 중 3곳이 연체 상태다. 2021년 1.31%에 불과했던 비율이 3년 만에 20배 이상 뛰었다. 토지 담보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73%에서 23.47%로 폭증했다.

개별 농협은 동일인 대출 한도로 50억원 이상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여러 조합이 모여 대주단을 꾸리면 수백억 원대 대출이 가능하다.

송 의원은 공동대출을 통해 사실상 규제를 우회하며 무리한 부동산 대출을 내준 결과로 중앙회가 부실을 방치했다고 꼬집었다.

농협중앙회를 통한 자금 운용 수익률이 연 1~1.5%에 그치자 지역 농협들이 연 4~5% 고수익을 노리고 공격적인 공동대출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로 상환이 막히며 대규모 부실이 쌓였다는 것이다.

이 여파로 농협 상호금융 전체 여신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8월 기준 7.63%로 2021년 1.32%에서 4년 새 6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64%에서 2.10%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체 대출 연체율도 2021년 0.88%에서 2024년 4.03%, 올해 8월 5.07%로 상승했다. 이는 NH농협은행(0.54%)의 전체 대출 연체율과 비교해 10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송 의원은 "농협 상호금융의 부동산 담보 대출 부실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수조 원대 자산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앙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방관한 책임을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