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 '자동차 산업점검' 발표"토요타·GM·폭스바겐보다 더 큰 손해"관세율 15%로 인하 시 비용 5.3조로 줄어
  • ▲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현대차그룹
    ▲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현대차그룹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부과한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로 유지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이 부담해야 할 관세 비용이 연간 8조 원을 훌쩍 웃돌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는 경쟁 완성차 브랜드보다 높은 수준의 부담으로, 한국에만 높게 적용되는 관세가 현대차그룹에 큰 난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15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자동차 산업점검'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로, 유럽연합(EU)과 일본은 15％로 적용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부담해야 하는 관세 비용은 8조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OEM) 상위 4개 기업으로 함께 꼽히는 토요타(6조2000억 원), GM(7조 원), 폭스바겐(4조6000억 원)을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기존 9.7％에서 6.3％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 하락 폭 역시 토요타(1.6％포인트·9.7→8.1％), GM(3.0％포인트·8.0→5.0％), 폭스바겐(1.2％포인트·6.0→4.8％)보다 큰 수준이다.

    GM은 관세 비용과 영업이익률 하락 폭 모두에서 현대차그룹 다음을 차지했는데 대미 수출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GM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GM은 지난해 약 42만 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만약 한국도 일본, EU처럼 대미 관세율 15％를 적용받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은 8조4000억 원에서 5조3000억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7.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한국이 앞서 지난 7월 미국과 합의했던 관세 인하 방안이 무산된다면 현대차그룹이 부담하는 비용은 3조1000억 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GM은 한국의 관세율 인하 시 비용이 기존 7조 원에서 5조1000억 원으로 1조9000억 원가량 줄어들고, 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수익성과 재무적 융통성을 바탕으로 관세 부담을 일정 수준 대응하는 것은 가능할 전망"이라면서도 "주요 경쟁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기반으로 가격 인하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경우 미국 내 경쟁 구도가 변동될 위험이 상존한다"라고 우려했다.

    내년에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상대적으로 침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세율 인하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우려로 자동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촉진됐으나 향후 이러한 경향이 줄어들면 전체 판매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주요 시장의 판매실적 저하로 인센티브 지급액이 현 수준 대비 확대될 경우 자동차 회사들의 추가적인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