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한미 관세 협상 ‘투트랙 행보’
  •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서성진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서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이번 주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주도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에 따른 출장이다.

    손 회장은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투자 행사에 한국 재계 총수들을 초대했다. 마러라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행사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리조트를 찾을 예정이어서 총수들과의 비공식 회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에선 ‘골프 라운딩’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16일 전용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이재용·정의선 회장은 일본에서 한·미·일 경제 대화를 마친 뒤 미국으로 이동한다. 구광모 회장도 일정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미 시점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워싱턴DC에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진행하는 일정과 맞물린다. 한국과 미국은 현재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자금 운용 방안을 두고 의견 차를 좁히는 중이다. 총수들이 현지에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정부 협상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핵심 의제 중 하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삼성과 SK는 이미 오픈AI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하고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참여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AI 투자와 관세 협상, 두 축에서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움직이는 모양새”라며 “이번 방미는 단순한 투자 행사 이상으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