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감금 등 범죄 잇따르며 캄보디아 여행 공포 커져"동계시즌 신규 모객 사실상 어려울 듯"외교부, 프놈펜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
  • ▲ 14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 있는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모습. ⓒ연합뉴스
    ▲ 14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 있는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모습. ⓒ연합뉴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 등 범죄가 잇따르며 아웃바운드(내국인이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번 여파로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캄보디아 여행 시장이 당분간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중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수 여행사는 이번 동계 시즌 캄보디아향 상품 판매가 전무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캄보디아가 보통 12월~2월 동계 시즌에 많이 가는 지역이고 기존에 왕코르왓과 인접한 씨엠립으로 가는 노선 정기편이 없다보니 동계 시즌에만 단발성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라며 "12월 중순 부정기편 상품 판매에 돌입하려던 상황에서 범죄 이슈가 터져 사실상 신규 모객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애초에 관광 수요가 높은 지역이 아니기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가 역사 문화 유적 중심 관광지다보니, 대체 관광지가 많아 수요가 다른 동남아 여행지로 분산되거나 아예 동북아 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B여행사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앙코르왓이 대표 여행지이며 항공편은 씨엠립을 통해 들어가는데 코로나 때 씨엠립 항공편이 중단된 이후 아직까지 정기편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여행수요가 현재까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관광 수요 자체가 전무한 시장이기 때문에 최근 발생한 범죄 사건(캄보디아에서 취업을 빙자한 한국인 납치·사망 사건)이 직접적인 예약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8월 기준 이미 330건을 넘어섰다. 피해자 대부분은 '고수익 해외 취업'이나 '투자 리딩방' 등을 미끼로 현지에 유인된 뒤 범죄조직에 감금된 사례다.

    지난 8월, 경북 예천 출신 20대 대학생이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현지 경찰은 사망 원인을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발표했다. 

    9월21일에는 수도 프놈펜 시내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납치돼 고문당하기도 했다. 경북 상주에 거주하던 30대 역시 지난 8월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끊겼다. 

    외교부는 현재 수도 프놈펜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프놈펜 외 지역은 2단계(여행자제) 경보가 유지되고 있다. 또 대통령실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연달아 발생한 한국인 대상 강력 범죄에 대응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