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美 GE-STOL로 글로벌 협공KAI, 자체개발 AAP로 자율전투체계 구축대한항공,'항공 명가'에서 무인기 3종 공개K-방산, 자주포 넘어 '하늘 위 AI 전장' 진화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A-ASI)와 손잡고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그레이이글-STOL(GE-STOL)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A-ASI)와 손잡고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그레이이글-STOL(GE-STOL)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방산업계가 'AI·무인화' 기술을 앞세워 격돌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이 국내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를 계기로 차세대 무인항공기 전략을 잇달아 공개하며 '하늘 위의 K-방산' 패권 경쟁을 본격화 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방산시장이 드론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방산업계도 전차, 자주포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자율비행·복합운용·AI 조종사 등 미래 전장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GE-STOL'로 글로벌 협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A-ASI)와 손잡고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그레이이글-STOL(GE-STOL)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에어로는 오는 2027년 초도비행, 2028년 첫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GE-STOL은 기존 '그레이이글'에 단거리 이착륙 기능을 더한 개량형으로, 약 100m 길이의 활주로에서도 이륙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무인기가 최소 1㎞ 이상의 활주로를 필요로 하는 한계를 넘어, 상륙함이나 주차장, 야지 등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우리 해군의 독도함에서 이륙시험을 마치며 실전 운용성을 입증했다.

    한화는 이번 사업에서 엔진·연료계통·랜딩기어를, 한화시스템은 항공전자장비와 임무장비를 담당한다. 헬파이어 미사일 16발을 탑재해 전자전·대잠전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향후 미국과 동맹국을 중심으로 15조원 규모의 수요가 예상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GE-STOL 공동생산은 한·미 양국 항공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투기 엔진, 레이더, 항공전자 기술력을 기반으로 종합 무인항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무인기 분야에 총 7500억원의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국내 생산시설 구축을 병행해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향후 '소버린AI(국방자립형 인공지능)'을 접목한 무인전력 플랫폼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 ▲ KAI는 이번 ADEX 2025에서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기 'AAP(Adaptable Aerial Platform)'을 처음 선보였다. ⓒKAI
    ▲ KAI는 이번 ADEX 2025에서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기 'AAP(Adaptable Aerial Platform)'을 처음 선보였다. ⓒKAI
    ◆ KAI, 자체 기술로 다목적 무인기 AAP 공개

    KAI는 이번 ADEX 2025에서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기 'AAP(Adaptable Aerial Platform)'을 처음 선보였다. AAP는 정찰·표적획득·전자전·교란 등 복합임무 수행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유인 전투기와 연계되는 공중발사(에어런치) 운용개념을 적용했다. 

    AAP는 올해 초도비행을 시작했으며 향후 차세대 공중전투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AI 조종사 'KAILOT(카일럿)'을 중심으로 유인기와 무인기가 협동 작전을 수행하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구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AAP를 KF-21 전투기와 연동하는 복합 운용 시나리오를 완성해, 'AI 전투 편대' 개념을 구현할 계획이다. KF-21이 유인 전투기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AAP는 위협 지역으로 먼저 진입해 정찰 및 전자교란 임무를 수행하거나 표적을 식별·공격하는 역할을 맡는다.

    나아가 KAI는 AAP를 중심으로 무인항공기-위성-전투기-지상통제소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K-Combat Cloud' 구상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항공기 간 정보 교환과 자율결정을 AI가 수행하는 '완전 네트워크 전장' 구현을 목표로 한다.

    AAV 시장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50년 기준 944억달로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AI는 무인기 개발에 속도를 더 내기 위해 미국 무인기 전문기업 크라토스(KRATOS)와 협약을 맺고 국내외 복합체계 시장 공동 진출을 추진한다. 또 자율운용·임무자율화 기술을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차재병 KAI 대표는 "KAILOT은 한국형 AI 조종사로, 전투기·무인기·시뮬레이터·통신망을 통합하는 자주적 AI 생태계의 출발점"이라며 "KAI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미래 6대 플랫폼 중 하나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 대한항공은 ADEX 2025에서 저피탐 무인편대기(LOWUS), 중형 타격 무인기(Loitering Munition), 소형 협동 무인기(KUS-FX) 등 3종을 최초 공개했다 ⓒ대한항공
    ▲ 대한항공은 ADEX 2025에서 저피탐 무인편대기(LOWUS), 중형 타격 무인기(Loitering Munition), 소형 협동 무인기(KUS-FX) 등 3종을 최초 공개했다 ⓒ대한항공
    ◆ 대한항공, 저피탐 무인기 3종으로 '항공 명가' 존재감

    대한항공도 무인기 전장에 합류했다. 이번 ADEX 2025에서 저피탐 무인편대기(LOWUS), 중형 타격 무인기(Loitering Munition), 소형 협동 무인기(KUS-FX) 등 3종을 최초 공개했다.

    LOWUS는 유인 전투기와 다수의 무인기가 함께 편대를 이뤄 작전하는 차세대 복합체계로, 현재 시제기 시험비행을 앞두고 있다. 대형 제트 엔진 기반 저피탐 무인기로는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이며, 완성 시 한국형 '스텔스 드론'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공동 개발한 중형 타격 무인기 시제기도 함께 공개됐다. 앞서 양산 중인 소형 타격 무인기에 이어, 전장 대응 범위를 중형급까지 확대한 것이다. 위험지역 선제정찰용으로 개발된 소형 협동 무인기 KUS-FX 목업(mock-up)도 전시됐다.

    대한항공은 중고도무인기(MUAV), 수직이착륙형(VTOL) 무인기 등 다수의 플랫폼을 운용 중이며, 최근에는 AI 기반 임무자율화 기술을 무인기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 안두릴(Anduril) 등 글로벌 AI 방산기업들과 협력해, 무인기가 스스로 판단·결정·임무를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AI·유무인 복합·MROU(정비·개조·업그레이드)를 아우르는 종합 항공우주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국산 기술로 제작한 무인기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무인·AI 무기체계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정하고 국방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의 기술개발과 민간기업의 투자가 결합되면서, 유·무인 복합체계 상용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방산 관계자는 "국내 무인기 개발 속도가 글로벌 방산 지형을 고려했을 때 더디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 K무인기가 수출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업체 주도로 개발을 전환해 민간의 혁신 속도를 살려야 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