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1.7만명 늘리며 2.7만명 돌파전삼노, 총파업 추진 후 가입자 수 급감전체 조합원 5.6만명… '과반 노조' 임박
  • ▲ 지난해 2월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출범식.ⓒ연합뉴스
    ▲ 지난해 2월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출범식.ⓒ연합뉴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조합원 수 2만7000명을 돌파하며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로 올라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2만 7486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내 복수 노조 가운데 2만명 이상 규모를 확보한 것은 전삼노에 이어 두 번째다. 기존 최대 노조였던 전삼노의 조합원수는 2만6665명으로 양측의 조합원 수 격차는 약 800명 수준이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9월 초만 해도 6500명 수준이었으나, 그달 말 1만명을 넘긴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1만7000명 가까이 추가 가입이 이뤄졌다. 가입세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설립 1년 반 만에 최대 노조로 자리매김했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노조로 출발해 지난해 중반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했으며, 이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까지 아우르는 형태로 세력을 넓혔다.

    업계에서는 조합원 급증의 배경으로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상한제 폐지’가 자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삼성 계열사 노조들은 지난달 30일 “성과급 산정 기준을 경제적 부가가치(EVA) 대신 영업이익의 15%로 변경하고 상한을 없애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공동 개최한 바 있다.

    반면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3만6000명대였지만 올해 7월 초에는기준 2만9944명으로 3만명 아래로 급감했다. 전삼노는 작년 7월 초 임금 인상률 상향, 유급휴가 약속 이행,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등을 이유로 1967년 회사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파업에 나서면서 조합원 수를 빠르게 늘렸다. 

    일각에서는 전삼노가 총파업과 공문 발송, 이재용 회장 자택 앞 단체행동 등 강경한 행보를 이어간 것이 조합원 이탈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기에 2025년 임금·단체협약에서 사측과 집행부의 이면 합의 논란이 일면서 조합원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다만 단체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는 내년에 예정돼 있어 현재 교섭대표 노조는 여전히 전삼노가 맡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빠르게 세를 확장하면서 삼성전자 내 ‘과반 노조’ 출현 가능성도 커졌다.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가입한 노조는 법적으로 단체교섭권을 단독 행사할 수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은 약 12만9000명으로, 과반 기준은 약 6만4500명이다. 현재 초기업노조·전삼노·삼성전자동행노조(약 1800명)를 합친 조합원 수는 5만6000명 수준으로, 과반 달성까지 약 8000명가량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