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호황에 구형 메모리 값 급등까지DS부문, 매출 19% 급증 … 분기 최대치엔비디아 HBM3E 공급 공식화 … 샘플 공급도넘쳐나는 수요에 … "HBM 증산 가능성 검토 중"
  • ▲ 삼성전자 HBM3E와 HBM4 제품 전시 모습 ⓒ뉴데일리DB
    ▲ 삼성전자 HBM3E와 HBM4 제품 전시 모습 ⓒ뉴데일리DB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발표에서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의 엔비디아 공급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를 계기로 HBM 사업에서 자신감을 얻은 삼성은 차세대 HBM인 'HBM4'에선 고객사 요구를 상회하는 12Gbps 전송 속도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선다.

    반도체 부문, 영업익 12조 중 7조 견인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86조 1000억 원, 영업이익 12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15%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DS부문은 HBM3E와 서버 SSD 판매 확대로 분기 최대 메모리 매출을 달성하며 전분기 대비 매출이 19% 증가했다.

    특히 HBM3E는 전 고객 대상으로 양산 판매 중이고, HBM4도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게 샘플을 출하했다.

    DX부문도 폴더블 신모델 출시 효과와 견조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등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11% 성장했다.

    엔비디아 뚫은 HBM … 내년도 쾌청

    30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부터 퀄테스트(품질검증)를 진행해온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을 시작하게 됐다고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HBM 수요가 공급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당사 또한 모든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HBM3E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이 밝힌 모든 고객사에 대표적인 곳이 엔비디아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해 HBM3E 시장이 본격화된 가운데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퀄테스트 과정을 오랜기간 진행했지만 최종 관문을 넘지 못하고 올해까지 이어왔다. 올 들어 삼성은 HBM3E 제품을 재설계하고 엔비디아와의 성능 조율을 통해 퀄테스트를 통과하고 공급 계약 단계까지 마쳤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고객사와의 비밀유지계약(NDA, Non-Disclosure Agreement)에 따라 직접적인 공급 여부를 밝히지는 못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은 "당사의 HBM 퀄테스트 관련해 시장에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으나 고객사와의 NDA 준수를 위해 (공급 계약 관련) 정보는 언급할 수 없음을 양해 부탁한다"면서도 '모든 고객사'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표현하며 엔비디아에 공식적으로 HBM3E 공급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3E 공급이 확대되면서 삼성은 지난 3분기 HBM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80% 중반 수준 늘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레거시(구형) HBM 제품의 소량 판매를 제외하고는 HBM 판매 전량이 HBM3E로 전환됐다고도 했다.

    이는 곧 삼성이 시장 주류 제품인 HBM3E 판매로 전환하면서 HBM 사업이 본격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 최강자이자 최대 큰 손인 엔비디아 공급망에 입성하면서 시장 전반에 HBM을 공급할 대응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HBM3E에서 기반을 쌓고 내년 본격화되는 6세대 HBM인 HBM4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도 이번 실적발표에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HBM4 개발을 완료해 고객사들에 샘플 출하를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이번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이 같은 현황을 다시 한번 전하면서 HBM4 대량 양산 단계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를 마쳤음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HBM4는 이미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혔듯이 이미 개발을 완료해 모든 고객들에게 샘플을 출하한 상태"라며 "고객의 과제 일정에 맞춰 양산 출하가 준비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HBM4와 관련해 최근 고객사들 사이에서 기존 주문보다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과 공유했다.

    삼성은 "HBM4 사업화 관련해 주목해야 할 사항은 최근 고객사들 사이에서 GPU 성능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요 고객사들이 기존 계획을 변경해 더 높은 성능의 HBM4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당사는 HBM4 개발 착수 단계부터 이런 시장의 니즈를 사전에 반영해 고객 요구를 상회하는 성능 목표를 설정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이 자리에서 자사 HBM4가 경쟁사들 대비 더 높은 데이터 전송속도인 '12Gbps(기가비트/초)' 이상의 성능을 저전력으로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Gbps는 메모리 칩이 1초 동안 한 개의 데이터 라인에서 전송할 수 있는 속도를 나타낸 단위로 HBM4 12Gbps 제품 하나로 초당 1.5TB(테라바이트)에 가까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뜻이다.

    AI 수요가 폭증하고 그 중에서도 고성능 HBM에 대한 수요가 넘치는 상황에서 삼성도 내년 생산 물량이 이미 모두 판매 완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 생산 계획은 올해 대비 대폭 확대됐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고객 수요로 확보된 상태"라며 "추가적인 고객 수요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어 HBM 증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컨벤셔널 D램의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HBM과 컨벤셔널 D램 간의 상대적 수익성을 고려해 추가적인 증산 규모에 대해서는 시황을 모니터링하며 적정 규모로 확정해나갈 것"이라고 증산 계획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