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먼저 봤다고 수련 질 떨어지는 것 아냐"역량 중심 평가·정책 참여 강화 강조 … '젊은 의사 정책연구원' 신설 추진
  • ▲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뉴시스
    ▲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뉴시스
    정부가 지난달 집단행동에 참여했던 전공의들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선시험-후수련' 논란이 불거졌다. 시험을 먼저 치르고 남은 수련을 이어가는 조치가 '원칙 파기'라는 비판과 함께 먼저 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28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에 한성존 후보가 새로 당선됐다. 수련 환경과 근로조건, 정책 참여 등 전공의 현안을 총괄하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한 당선인은 '선시험-후수련'을 둘러싼 현장의 불만과 혼란을 어떻게 수습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8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 선거 개표 결과, 한성존 후보가 총 4737표 중 2885표를 얻어 당선됐다. 기호 1번 이태수 후보는 1852표를 기록했다. 투표율은 전체 유권자 8,559명 중 55.35%였다.

    한 당선인은 개표 직후 "앞에 놓인 숙제들을 잘 마무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수련 환경 개선과 질적 향상을 중심에 두고 의료계 현안에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전공의 사회에서 민감한 사안은 '선시험-후수련' 방침이다. 일부에서는 집단행동에 참여한 전공의들에게 특혜를 주는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현장에서는 특단의 제도적 보완 없이는 수련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한 당선인은 "시험을 먼저 봤다고 해서 수련의 질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련은 연차별로 이수해야 할 과정이 정해져 있고 남은 기간 동안 그 과정을 성실히 수행한다면 충분히 훌륭한 전문의가 될 수 있다"며 "시험 이후에도 역량 중심의 상시 평가와 연구·저술 활동 등으로 전문성을 쌓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노동 환경 개선도 새 집행부의 핵심 과제다. 한 당선인은 "지금은 수련보다 근로에 집중된 환경을 바꿔야 한다"며 "환자를 무조건 많이 본다고 좋은 시대는 지났다. 현대 의료 시스템과 기술 변화에 맞는 수련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관리, 근로시간 단축과 업무량 간 불균형 해소 등이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이번 선거공약 중 '젊은 의사 정책연구원' 신설은 핵심과제로 꼽힌다. 전공의와 전임의 등 젊은 의사들이 의료정책의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을 벗어나 의료계 내부의 정책 소통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