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둔화·해상운임 하락에도 실적 高高친환경·플랜트·방산 등 포트폴리오 多多글로벌 방산 전망 맑음 … 사이클 리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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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HD현대
철강·건설과 함께 경기민감 산업의 대표로 꼽혀온 조선업이 안보·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사이클(경기순환) 산업’에서 탈피하고 있다. 글로벌 선박 발주가 꺾이는 시기에도, K-조선은 친환경 선박·해양플랜트·방산 관련 함정사업 등 고부가 중심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3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빅3’ 조선사의 3분기 누적 합산 매출은 38조48611억원, 영업이익은 4조215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2%, 216.4%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도 이날 오후 실적을 공개한다.이들 조선사는 올 들어 발주 둔화와 해상운임 약세라는 거시적 제약에도, 고선가·고부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3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실제 경쟁사 대비 회복이 더뎠던 한화오션도 저가 수주물량을 대다수 털어내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00% 이상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업계에선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순환적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저선가 물량의 인도가 끝나면서 고부가 선박의 인도 비중이 커졌고, 후판 등 원가 구조의 개선 요인이 맞물리며 수익성의 베이스가 상향 조정됐다. 결과적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이익의 질’ 자체가 달라졌다는 얘기다.특히 특수선 분야가 제2 성장엔진으로 자리 잡으며 조선업이 전통적인 ‘사이클 산업’에서 탈피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필리핀, 페루 등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국가들이 조선 및 방산 역량 강화에 나서며 기술력을 보유한 K-조선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방산 수요는 민간 수요와 달리 국가안보 및 방위예산을 ᅟᅵᆨ반으로 안정적으로 집행되는 특성이 있다. 방산 포트폴리오 강화로 경기 사이클에 따른 수익성 변동을 상당수 완충 가능한 것이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중심 조선사들이 방산 수출을 본격화하면서 상선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 해군 정비계약(MSRA) 자격을 확보, 미 해군의 정비·MRO(정비·보수·운영) 사업의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SSN) 건조 승인 발언으로 미국 시장 문호가 활짝 열린 데 이어 캐나다, 필리핀, 폴란드 등 다른 수출시장에서도 한국 조선사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내년 글로벌 LNG운반선 시장은 단기적인 조정 국면을 지나 장기적 구조적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다. 올 상반기 LNG운반선 시황은 운임 급락과 선복 과잉으로 17만4000㎥급 LNG선 현물 운임이 일일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조정을 겪었지만,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 기조에 힘입어 내년에도 발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동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2026년 상반기 미국·카타르 중심의 신규 프로젝트용 LNG선 발주, 2026년 하반기~2027년 상반기 유럽과 아시아 수입국의 장기계약 체결에 따른 발주, 2027~2028년 노후 LNG선 교체 수요와 IMO 환경규제 대응에 따른 이중연료선·암모니아추진선 등 고효율 LNG선 중심의 발주 피크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이에 현재 운항 중인 LNG선의 약 90%를 건조한 K-조선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카타르 프로젝트 중심 암모니아 겸용 LNG선을 확대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4개 프로젝트를 동시 협의 중이다. 한화오션은 LNG선·FSRU·방산을 병행하는 3축 전략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해운사 발주 수요 둔화는 확실히 리스크지만, LNG·특수선 발주가 업황을 지탱하며 전반적인 업황 민감도는 이전보다 낮아질 전망”이라며 “또 한국 조선소가 각국 방산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 기회를 넓히면서 조선업이 국가전략사업으로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