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그룹, 라온 이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 구조조정 흐름 이어져부동산 PF 정리 효과에 저축은행 수익성 회복 … 상반기 흑자 전환대형사 중심 개선세 뚜렷 … 지방 중소형은 여전히 회복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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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I그룹이 상상인·라온저축은행을 잇따라 품으며 저축은행권 구조조정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 정리와 수익성 회복으로 M&A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I그룹의 지주사 격인 KBI국인산업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약 90%를 1107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7월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석 달 만에 두 번째 저축은행을 품게 됐다.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불거진 이후 매물로 나온 곳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상상인그룹에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 90% 이상을 매각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KBI그룹은 섬유 제조업으로 출발해 △자동차 부품 △건설·부동산 △환경·에너지 △의료 등을 영위하는 곳이다. KBI그룹의 지주사인 KBI국인산업은 경북 구미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 중견기업이다.최근 발생한 M&A 사례는 KBI그룹 뿐이 아니다. 교보생명도 올해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약 3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10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SBI저축은행 주식 '50%+1주'를 인수할 방침이다.저축은행 M&A 시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직접적인 계기는 부동산 PF 부실 정리와 수익성 회복이 꼽힌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57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958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연체율은 7.53%로 전년 대비 약 1%포인트 낮아졌다.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에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구조조정 국면이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지난달 SNT저축은행의 적기시정조치 유예가 종료된 데 이어, 현재 안국·라온저축은행 등도 경영평가가 진행 중이다. 상상인·페퍼·우리·솔브레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역시 연내 평가가 예정돼 있다.평가 결과 경영개선 조치가 해제되면, 시장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부실 저축은행의 정상화 기대가 커지면서 M&A 여건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M&A 흐름이 업권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적 개선이 주로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에 집중된 반면, 지방 중소형사는 여전히 고금리 예금 경쟁과 조달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지방우대 금융 활성화 정책으로 저축은행의 영업 여건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업권의 인수 소식으로 잠재 매수자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