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훈풍, 낸드 가격 회복세 뚜렷키옥시아 시총 7.8천 억엔→5.8조엔 '10배 점프'하이닉스 평가가치 5배 … 순이익도 탄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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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옥시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키옥시아(Kioxia) 주가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의 투자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메모리 수요가 낸드플래시까지 확산되면서 가격 강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6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외수지는 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말 달러 강세로 발생한 외화 관련 순이익 2100억원과, 보유 투자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3조3000억원이 포함된 결과다. 특히 기타영업외순손익 항목은 3조3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570억원에서 1년 새 58배 늘었다.증권가에서는 키옥시아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기익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 외 항목으로 투자자산 평가 이익이 3조3000억원 인식됐는데, 이는 키옥시아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인식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AI 데이터센터 증설 본격화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면서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금액의 평가 가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 분야 글로벌 2위 업체다. 앞서 지난 2018년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컨소시엄을 통해 당시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에 약 3950억엔(출자 2660억엔·전환사채 1290억엔)을 투자했다. 컨소시엄 전체 지분 중 하이닉스의 몫은 약 19%로 알려져 있으며, 전환사채(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최대 14.4%의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지난해 12월 도쿄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주당 공모가는 1455엔에 불과했지만, 올해 3분기(7~9월) 평균 주가는 약 2932엔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달별 평균 주당 주가를 살펴보면 7월 2470엔, 8월 2438엔, 9월 3933엔이다.최근 AI 서버용 SSD 수요가 확대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도 올랐다. 올해 메모리 시장은 D램, 낸드 등 전 제품군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초호황기에 진입한 상태다. 특히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때 필요한 D램뿐만 아니라 AI 학습과 AI가 내놓는 결과물을 저장하기 위한 저장 메모리인 낸드의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실제 올해 들어 낸드 가격은 10개월 째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낸드플래시 128Gb(16Gx8) MLC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4.35달러로, 전월(3.79달러)보다 14.93%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다.이에 힘입어 키옥시아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1만545엔으로 공모가 대비 10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약 7840억엔에서 5조8076억엔으로 확대됐다. 전날 주가를 단순 시가총액 비례로 환산하면 SK하이닉스의 투자지분 평가는 약 1조9397억엔에 달한다. 2018년 투입금액 3950억엔 대비 약 4.9배 늘어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컨소시엄에 넣은 투자액은 약 1조1034억엔(한화 약 10조3700억원,100엔=940원), CB 8363억엔(7조8600억원) 수준이다.시장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평균 5~10% 증가할 것”이라면서 “AI 서버·산업용 장비·자동차 전장 등에서의 안정적 수요로 인해 낸드플래시 가격이 2026년 상반기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키옥시아 주가 강세와 업황 개선 전망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흐름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투자자산을 매 보고기간 종료일에 공정가치로 평가해 당기손익에 반영하고 있다. 작년 6월 말에는 공정가치가 투자원금에 못 미치는 3조4000억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투자자산 가치가 크게 늘면서 순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업계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낸드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고, 키옥시아는 이미 글로벌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회복되는 단계에 있다”며 “SK하이닉스의 투자자산 가치는 단기 평가이익을 넘어 중장기 수익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