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맞은 이재용 회장, 본격 뉴삼성 출격 신호탄사업지원TF→사업지원실로 격상 후 실장에 박학규 사장 선임정현호 부회장은 2선 후퇴 … 회장 보좌역 맡아사법리스크 덜어낸 이 회장, 경영 전면에 나설 준비 마쳐사업지원실 조직개편 및 인사 시작으로 대대적 인사 예고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3주년을 맞아 '뉴삼성' 체제를 본격 가동한다. 지난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7년 만에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로 복원된 '사업지원실' 개편을 신호탄 삼아 리더십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사업지원TF→사업지원실 격상 … 이재용式 인사 개편 시작

    삼성전자는 7일 사업지원TF 사장단과 임원 위촉업무 변경에 대한 인사를 내고 기존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초대 사업지원실장으로는 박학규 사업지원TF 사장을 임명했다. 사업지원TF는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그룹 내 주요 계열사 간 협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공식 조직은 아니었다.

    이번 조직 격상은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유지되던 조직이 사실상 그룹의 새로운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컨트롤타워 재건은 삼성그룹의 숙원과도 같았는데 이재용 회장이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고 3년이 지날때까지도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아 회사 안팎에서 우려가 이어졌던 바 있다.

    이번에 사업지원실을 공식 조직으로 격상하면서 이 회장은 그간 강조해 온 '지배구조 투명성'과 '책임경영 강화' 원칙을 실무에 반영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업지원실 출범과 박학규 사장의 실장 선임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삼성그룹 전반의 대대적 인사 개편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변화는 '삼성의 최고 실세'로 불렸던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의 2선 후퇴다. 정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에도 사업지원TF를 이끌며 삼성 내부 핵심 의사결정에 관여해온 인물이다. 이번 조직 개편과 함께 실장직을 박 사장에게 넘기고, 향후에는 이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에 집중한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골자다.

    후임으로 격상된 사업지원실장을 맡는 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문과생이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S/W 관련 학과였던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과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선택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내 총괄 역할을 하며 경영 공백을 메워 왔던 만큼 이번 변화는 이 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데일리DB
    ◇ 이 회장 경영 전면 복귀 신호탄 … '초격차 삼성' 재시동

    이재용 회장은 최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7년 넘게 이어진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냈다. 지난 2022년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에도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재판이 남아 경영 일선에 완전히 돌아오기가 사실상 어려웠지만 올해 최종 선고를 통해 모든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회장에 공식 취임한 이후에도 이어지던 경영활동 제약이 풀리면서 최근 해외 출장과 대규모 투자 등을 진행하며 경영 전면 복귀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사업지원실 개편은 이 회장이 그동안의 '조용한 행보'를 끝내고 그룹 리더로서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는 첫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이 직면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 심화, AI(인공지능)나 전장 등 미래산업 대응에 더해 그룹 혁신을 위한 과제들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회장의 주도적 리더십은 더욱 중요해졌다.

    재계에서는 이제 이 회장이 '뉴삼성'의 방향성을 직접 설정하고 인사와 전략에서도 주도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뜻이라며고 평가하며 이번에 그룹 컨트롤타워를 재건한 것이 과거의 삼성과는 전혀 다른 리더십 모델이 본격 작동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평한다.

    삼성 안팎에선 이번 사업지원실 정비를 시작으로 사업재편과 신규 사업 진출, 대형 인수합병(M&A) 등의 큰 그림이 연말 인사를 계기로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회장의 본격적인 경영 전면 복귀에 더불어 뉴삼성이 어떤 미래 청사진을 보여줄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