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말 사장단 인사 '인적 쇄신' 예고

삼성전자가 사업지원 TF를 통해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 8년 만에 사업지원 TF가 상설 조직화 되는 한편, 2인자였던 정현호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번달 말 예정된 사장단 인사에서도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강도 높은 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 사업지원 TF를 정식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개편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사업지원 TF는 상설 조직화됐고, 사업지원TF장을 맡았던 정 부회장은 회장 보좌역으로 물러났다.

정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신임 사업지원실장은 박학규 사장이 맡았다. 뒤이어 경영진단실장 최윤호 사장이 사업지원실 전략 팀장, 사업지원 TF의 주창훈 부사장이 사업지원실 경영진단팀장으로 위촉됐다. 사업지원TF 문희동 부사장은 사업지원실 피플팀장을 맡는다.

사업지원 TF는 과거 삼성이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한 뒤 2017년 만들어진 조직이다. TF는 미전실 역할을 대신해 그룹 M&A(인수·합병) 및 주요 의사 결정 지원을 맡아 왔다.

다만 그룹 2인자로 꼽혔던 정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연말 인사에도 대규모 쇄신이 이뤄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사장단 인사는 전통적으로 12월 중 발표되나 예년에는 11월 말 조기 인사가 이뤄졌고, 올해도 11월 중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들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이 회장이 파격 인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사 조직개편을 시행했다면 올해는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로선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뒤이어 최원준 사장이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공식 컨트롤 타워가 가동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근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의 경영진단실이 삼성전자 내부 조직으로 바뀌면서 컨트롤 타워 재건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진 바 있다. 또 경영진단실을 이끌어 온 최 사장이 사업지원실로 자리를 옮기며 추가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번 인적 쇄신을 반기는 분위기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등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인적 쇄신 및 미전실 부활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개선되면서 조직의 미래를 이끌 사업지원실의 역할이 중요해졌을 뿐 컨트롤 타워 부활은 아니다"며 "사장단 인사는 이와 별개로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이며 인사 규모 또한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