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부터 9일간 경북 구미시 구미역 일대에서 열려라면축제 넘어 지역 활기 불어넣는 상생 축제로 확장지난해 17만명 몰려 … 절반이 외지인
  • ▲ 11월 7일 시작한 2025 구미라면축제 입구 전경ⓒ조현우 기자
    ▲ 11월 7일 시작한 2025 구미라면축제 입구 전경ⓒ조현우 기자
    지난 7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 커다랗고 붉은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11월 9일까지 열리는 ‘2025 구미라면축제’는 구미시와 농심이 함께 꾸미는 지역축제다. 국내 최대 라면공장인 농심 구미공장에서 착안해 2022년 시작된 행사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구미역 입구에서부터 약 500여 미터 구간을 행사 구역으로 꾸몄다.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로 꾸며진 입구와 LED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신라면 광고가 이어졌다. 사람들은 입구에 놓인 신라면 조형물을 들고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으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오리지널(Original)’을 주제로 진행된다. 총 3가지 테마, 37개 콘텐츠로 구성됐으며 라면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는 물론 직접 라면을 만들어보는 참여형 콘텐츠도 갖췄다.
  • ▲ 글로벌 신제품인 신라면 김치볶음면과 신라면 블랙을 맛볼 수 있다ⓒ조현우 기자
    ▲ 글로벌 신제품인 신라면 김치볶음면과 신라면 블랙을 맛볼 수 있다ⓒ조현우 기자
    농심은 메인 입구에 '신라면 분식' 단독부스를 열고 최근 글로벌 출시를 발표한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 블랙'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또 직접 나만의 라면을 만드는 ‘구미라면공작소’, 가족 단위 체험형 공간 ‘보글보글놀이터’, 외국인 참가자들의 요리 경연 ‘글로벌 라면요리왕’, 미식 토너먼트 ‘라믈리에 선발대회’ 등 다채로운 현장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곳을 지나면 축제의 메인인 다양한 이색 라면을 맛볼 수 있는 ‘라면레스토랑’ 존이 눈에 들어온다.
  • ▲ QR코드를 통해 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이날 주문이 열린 지 1시간 만인 12시에도 이미 두 자릿수 대기가 걸려있다.ⓒ조현우 기자
    ▲ QR코드를 통해 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이날 주문이 열린 지 1시간 만인 12시에도 이미 두 자릿수 대기가 걸려있다.ⓒ조현우 기자
    이곳에서는 ▲칠리브리또 ▲구미한우파불고기김치라면 ▲지중해토마토라면 ▲꿀배LA갈비짜장라면 ▲훈제삼겹생크림라면 ▲장어탕면 ▲한우대창야끼라면 ▲복튀김라면 ▲홍게라면 등을 맛볼 수 있다.

    지난해 구미라면축제를 찾은 인원은 17만명. 지역축제에서 찾아보기 힘든 숫자다. 올해 역시 높아진 기대감을 반영하듯 오픈 첫날부터 많은 사람이 몰렸다.

    축제 관계자에 따르면 11시 주문 시작 오픈과 동시에 2000여건이 접수됐다. 축제는 한 시간 동안 2만여명이 방문했다.
  • ▲ 플랜카드 위 QR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조현우 기자
    ▲ 플랜카드 위 QR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조현우 기자
    부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모두 구미지역에서 실제 외식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이다. 축제에서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가게의 메뉴와 접목한 라면을 선보이는 형태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 방문객들은 키오스크를 이용하거나, 각 부스 플랜카드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조리가 완료되면 주문 시 입력했던 전화번호로 알림을 보내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30개월 아이와 함께 방문한 박태정(41세)씨는 “작년에는 비가 오는 바람에 오래 못 있었는데 올해는 날이 좋아서 다행”이라면서 “천천히 둘러보고 (아이가) 먹고싶다는 라면을 함께 먹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케데헌을 좋아하는데 올해 관련 내용이 많아 아이도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 ▲ 취식존인 '후루룩 라운지'에서 방문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취식존인 '후루룩 라운지'에서 방문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라면레스토랑 부스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기회다. 지난해 가장 많이 메뉴를 판매한 부스의 경우 3일간 약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부스 플랜카드에는 소상공인들이 본래 운영하는 음식점명 기입돼있는데, 음식 맛을 본 지역 방문객들이 축제가 종료딘 이후 해당 가게를 찾는 효과도 있다. 

    지인들과 방문했다는 장덕용(68세) 씨는 이번 라면 축제에 대해 작년보다 훨씬 났다고 평가했다. 어떤 부분이 나아졌는지 묻자 “오가기가 편해졌고 가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많은 안전요원들이 시식존과 일반통행자들을 각각 구별해 길을 안내했다. 또 라면 부스에서 대기하는 길목도 통제해 뜨거운 라면그릇을 들고 오가는 사람들과 행셔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힘썼다.
  • ▲ 취식존은 각각 다른 테마로 꾸며졌다.ⓒ조현우 기자
    ▲ 취식존은 각각 다른 테마로 꾸며졌다.ⓒ조현우 기자
    축제운영본부는 올해 라면레스토랑존에서 총 8만식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약 3만5000인분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본부는 방문객들이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양과 가격을 절반으로 낮춘 ‘반띵’ 메뉴를 설정하고, 또 과도한 가격을 방지하기 위해 9000원의 가격 상한을 설정하기도 했다.

    라면축제 ‘갓랜드’에서는 인근 농심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당일 튀긴 라면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대량 구매 고객은 택배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갓랜드에서 판매된 라면은 약 25만개에 이른다. 올해는 40만개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축제 관계자는 “1회차보다 2회차 때 판매량이나 방문객 수가 두 배가 늘었다”면서 “갓랜드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재작년 4만개에서 작년 25만개로 껑충 뛰어 올해도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 ▲ 라면공작소에서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라면을 조합해볼 수 있다.ⓒ조현우 기자
    ▲ 라면공작소에서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라면을 조합해볼 수 있다.ⓒ조현우 기자
    구미라면축제는 단순한 라면행사를 넘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먹거리 축제로 자리매했다. 지난해에는 총 17만명이 방문했으며, 이 중 48%가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이었다.

    특히 지역 음식점과 소상공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해 기준 약 15억원 규모의 소비 창출 효과를 거뒀다.

    이날 김장호 구미시장은 축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지방 구도심 역앞이라는 데는 교통이나 시설이 낙후돼있고, 전통시장은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다”면서 “그걸 살려보고자 행사를 시작했는데 지역 상인들은 물론 시 전체에 온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250여개 지자체 축제 중에서 구미라면축제가 1위를 했다”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