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 선임, 비상임·무보수로 2년 임기사법리스크 완화… 그룹 M&A 재개로 재편 시동11일 이지스 본입찰… 내년 경영 복귀 수순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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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태광그룹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 복귀를 알렸다. 최근 세화예술문화재단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되면서다. 비상임·무보수로 2년 임기지만 그룹 산하 재단의 수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조용한 복귀'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최근 태광그룹이 뷰티·호텔·자산운용 등 비제조 중심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사업 재편과 오너 복귀의 시점이 맞물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태광, M&A 시장서 ‘큰손’으로 복귀태광그룹은 올해 들어 M&A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호텔, 애경산업, 이지스자산운용 등 굵직한 거래에 연이어 뛰어들면서다. 세 건의 거래금액을 모두 합하면 1조2000억~1조5000억 원에 이른다.성과도 뒤따랐다. 이 중 메리어트호텔과 애경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딜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애경산업 인수는 뷰티 시장 진입의 교두보이자 향후 글로벌 소비재 확장의 신호탄으로 꼽힌다.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애경산업 지분 63%를 약 4700억 원에 매입하게 된다.호텔 부문에서도 흥국리츠운용이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호텔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가격은 2000억 원대 중반이다. 태광그룹은 인근 6개 건물을 소유하고 있어 해당 부지는 오랜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메리어트 남대문 인수로 '태광타운'의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스 인수전, 그룹 전환의 분수령시장 관심은 오는 11일 마감하는 이지스자산운용 본입찰에 쏠려 있다.태광그룹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이 본입찰 적격 후보로 포함돼 실사를 진행 중이다. 경영권 지분 약 66%가 매각 대상이며, 인수가격은 6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태광그룹은 이미 보험·증권·저축은행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여기에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를 더하면, 사실상 종합금융그룹 체제가 완성된다. 한화생명 등과의 경쟁이 예상되지만, 업계에서는 태광의 두둑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해볼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태광그룹은 올해 초 SK브로드밴드 매각으로 현금 약 1조원이 유입되는 등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자금력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금융·소비재·부동산을 잇는 삼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
◆ 3년 연속 적자… 체질 전환은 숙제실제 태광산업의 올해 상반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039억원으로 유동자산은 2조7126억원에 달한다.기존 주력 산업인 섬유·석유화학 부문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공급 확대로 실적이 부진해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는 2300억 원을 웃돈다.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태광산업은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현금창출형 사업' 중심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공격적 M&A를 통해 사업구조를 다각화 하고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태광이 지난 6월 자사주 전량을 담보로 3186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공시한 뒤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안을 발표한 것도 연장선에 있다.다만 EB발행 여부를 두고 정부의 자사주 소각 방침 등 2대주주의 반발 등으로 5개월째 결론짓지 못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EB발행을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실질적 경영 복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지나재계에서는 이호진 전 회장이 사면·복권 이후 2년간 공식 활동을 자제하다가 재단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점을 상징적으로 보고 있다. 법적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시점에 M&A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최근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이 전 회장의 자녀인 이현준·이한나 씨가 자회사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지분을 통해 이번 M&A 과정에서 이익을 얻게 될 수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는 등 '승계 논란'도 있다. 애경산업 인수전에 태광산업과 티투PE, 유안타인베스트 컨소시엄이 뛰어들었는데 티투PE는 이 전 회장의 두 자녀가 각각 9%씩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태광 측은 "해당 투자는 승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업 구조 재편 차원"이라고 말했다.이 전 회장이 현재 진행 중인 굵직한 인수건들이 마무리 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그룹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랜 암 투병으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건강이 좋지 않았으나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다만 태광그룹에선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현재 복귀와 관련해 준비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 "재단 이사장을 맡는 것과 경영 복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