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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대표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해외 전 사업부가 고르게 성장하며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뛰었지만 LG생활건강은 뷰티 사업부의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매출은 1조10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1043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의 중심에는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이 1조169억원으로 전년보다 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19억원으로 41% 늘어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사업 회복도 두드러졌다. 국내 매출은 5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면세·백화점 등 전통 채널도 견조했고 멀티브랜드숍(MBS)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며 매출 개선 폭이 더욱 커졌다. 설화수·헤라·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의 소비자 접점이 넓어지며 국내 카테고리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린 점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해외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외 매출은 4408억원으로 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73% 급증했다. 미국에서는 라네즈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잡으며 고성장을 이어갔고 유럽에서는 세포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 중국은 사업 구조 조정 이후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흑자로 전환됐다.
계열사 실적 개선도 성장세에 힘을 실었다. 이니스프리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59% 증가하며 두 배 이상 급증했고 에뛰드 역시 145% 증가하는 등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색조 제품 중심의 수요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MBS 채널 성장과 맞물리면서 실적 반등 폭이 크게 확대됐다. 오설록도 프리미엄 티 제품군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40% 증가하며 고른 성장을 이어갔다. -
- ▲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뷰티 사업 재정비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3분기 매출은 1조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줄었고, 영업이익은 462억원으로 56.5% 감소했다.
부진의 핵심은 뷰티 사업부였다. 뷰티 매출은 4710억원으로 26.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588억원에 달했다. 실적을 이끌던 면세 중심 채널을 대규모로 정비하며 물량을 조절한 영향이다.
비(非)뷰티 부문은 그나마 선방했다. HDB(Home Care & Daily Beauty) 사업부는 매출이 5964억원으로 4.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24억원으로 6.8% 늘었다. 유시몰과 닥터그루트 등 프리미엄 라인이 북미·일본에서 성장을 이어갔다.
음료 사업부인 리프레쉬먼트 매출은 5125억원으로 2.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6억원으로 16.9% 증가했다. 제로콜라·에너지·스포츠음료 수요 확대와 비용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해외 매출은 4930억원으로 6.6% 증가했다. 북미(21.1%)와 일본(6.8%)은 고성장을 보인 반면 중국은 소비 둔화와 채널 조정 여파로 4.7% 감소했다.
업계는 두 기업의 희비가 브랜드 전략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한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설화수·에스트라 등 글로벌 히트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르게 확장하며 체질 개선 성과를 실적으로 연결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면세 중심 구조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단기 실적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이 분명한 제품들이 성과를 내며 성장 모멘텀이 강화됐지만 LG생활건강은 채널 재편 단계에 있어 단기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향후에도 두 회사의 실적 흐름은 전략 방향성에 따라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