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순매수 10月 68.5억달러 … '역대 최대' 기록이달 11일까지 22억달러 순매수 … 10월보다 속도 빨라반도체 3배지수, 메타, 엔비디아 등 기술주 대거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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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연합
    정부의 '오천피'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사랑이 식지 않고 있다. '사천피'를 넘어선 코스피의 유례없는 상승세에도 미국 주식 으로의 자금 유출은 더 가팔라지고 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7거래일 동안 23억24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114억3459만달러를 샀고, 91억3217억원을 팔았다. 

    아직 7거래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달 순매수 금액인 68억5499만달러의 3분의1을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한국 투자자들은 23거래일 동안 미국 주식 68억5499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파악된다. 454억6329만달러를 샀고, 386억830만달러를 팔았다.

    이달 들어서 한국 투자자들은 하루 평균 3억2891만달러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 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달 하루 평균 순매수액 2억9804만달러보다 10%가량 더 많은 수치다. 

    이에 따라 이달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지난달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배당소득 최고세율을 25%로 인하하는 등 '오천피' 달성을 위해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 베팅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다만 무서운 매수세와 별개로 서학개미들이 수익을 보고 있을진 미지수다. 서학개미들은 AI 관련 기술주를 대거 순매수했는데, 최근 AI 버블론이 불거지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메타 플랫폼스'를 4억9907만 달러어치 순매수하며 1위에 올렸다. 메타 주가가 지난달 11.71% 하락한 데 이어 이달 3.28% 하락한 것을 고려할 때 '물타기' 매수로 보인다. 

    2위는 미국 반도체 지수의 상승분에 3배로 베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로, 4억 5992만 달러(약 6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SOXL 주가는 이달 12.49% 하락한 상태다. 

    인공지능(AI) 랠리의 주역 '엔비디아'가 3억9895만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달 4.61%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레버리지' 상품의 압도적인 비중이다.

    순매수 4위 역시 메타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메타 불 2X ETF' (2억5691만달러)가 차지했다. 5위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2억1082만 달러)에 이어, 7위도 나스닥 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 (9619만 달러)였다 .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메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개별주 혹은 이들의 상승분에 2~3배로 베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된 것이다.

    고위험 가상자산 관련 상품으로 서학개미의 자금 유입도 늘고 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막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최근 한 달간 국내 해외주식투자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약 5분의 1이 가상자산 선물·테마형 ETF와 관련 개별주로 집계됐다.

    증권가 관계자는 "10월 역대급 순매수 이후 11월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것은 서학개미의 미국 기술주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는 뜻"이라면서도 "다만 레버리지 ETF 비중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시장 조정 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고점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며 "추격 매수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