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영업 폐업신고 100만건 … 우선 지출감면 항목 1위가 외식비고령 자영업자 10년새 142만명→210만명 급증 … 60세 이상 비중 37.1%대다수가 대출 의존 … "금융지원과 신수요 창출 분야 정보로 재기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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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식당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자영업 폐업신고 건수가 100만 건을 웃돌고, 올해 폐업 공제금도 역대 최대를 눈앞에 둔 가운데 이러한 원인으로 지속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줄어든 외식비와 의류비가 지목된다.1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9세 이상 가구주 중 가구의 재정 상황이 악화시 우선적으로 줄일 지출항목 중 외식비(67.2%)가 1위로 꼽혔다. 이어 의류비(43.1%), 식료품비(40.4%), 문화·여가비(39.6%) 순으로 집계됐다.모든 연령대에서 외식비를 가장 먼저 줄이겠다는 비중이 컸고, 의류비와 주류·담배 구입비는 연령대가 낮을 수록 가장 먼저 줄이겠다는 비중이 높았다. 결과적으로 대내외 리스크에 따라 경제 침체와 가계부채 상승이 맞물리며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외식비와 의류비를 줄이면서 자영업 폐업이 가속화 된 것이다.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2025년도 소상공인 신년 경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69.2%는 지난해 사업체의 경영 성과에 대해 나쁘다고 말했다. 이 중 경영 성과가 안 좋았던 이유로는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8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채 증가 및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39.3%)과 '고물가에 의한 원부자재, 재료비 등 가격 인상'(37.9%) 등은 후순위였다.실제로 지난해 자영업 폐업신고 건수는 100만 건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고질적인 경제 침체 속에서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폐업 공제금은 9월 기준 1조1879억원으로 현재 추이대로라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폐업 공제금은 2023년 1조2602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1조3909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자영업자들이 작년보다 더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폐업공제는 퇴직금이 없는 소기업·소상공인에게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고령 자영업자 수는 2015년 142만명에서 2024년 210만명까지 빠르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도 2024년 기준 37.1%까지 상승했다.문제는 은퇴한 이들이 경제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후의 선택으로 창업을 선택하고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대출에 의존해 창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 차주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은 28.7%로 집계됐는데, 이는 20~30대 차주(8.7%)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이러한 지표는 극한 상황에 내몰린 고령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이들은 청년 자영업자에 비해 유사시 재기할 가능성마저 적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고령 자영업자들에 대해 이자 부담 완화와 상환 유예를 넘어 자영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우리 경제의 구성원으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령 자영업자들에 대해 채무 상환 가능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채무조정이나 감면 등 지원을 해줘야 한다"면서도 "우선적으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이들에게 재창업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