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만 세 번째 마지노선 붕괴, 투자자 불안 심리 확산연준 ‘깜깜이 구간’ 돌입 … 위험자산 전반 매도 압력 커져청산 5억달러·ETF 자금 이탈, 구조적 약세 요인 겹쳐전문가 “단기 조정 불가피 … 변동성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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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이 11월 들어 반복적으로 10만달러 선을 지키지 못하며 시장 전반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이 세 차례나 무너진 가운데 미국의 경기 둔화 신호와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며 위험자산 전반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극단적 공포’ 국면으로 밀려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오전 기준 비트코인은 9만 5000달러선까지 후퇴했다. 불과 한 달 전인 10월 사상 최고가(12만 6080달러)를 새로 쓰며 낙관론이 부상했던 시장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은 1억 5000만원 초반대로 밀려나며 5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의 급격한 위축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고용·물가 등 핵심 경제지표 집계가 중단됐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을 가늠할 신호를 공개하기 어려운 ‘깜깜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의장의 잇단 매파적 발언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며 금리 인하 기대마저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50%대로 줄었다.

    위험 회피 심리는 글로벌 가상자산 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더리움은 국내 거래 기준 500만원선을 내줬고, 솔라나·도지코인 등 주요 알트코인도 3~6%대 낙폭을 기록했다. 현물 ETF 상장 소식으로 반짝 반등했던 리플마저 하루 만에 3% 이상 미끄러졌다.

    기관투자자들의 매도 역시 약세 흐름을 강화했다. 최근 2주간 미국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딜린 우 페퍼스톤 연구 전략가는 “기관 거래가 둔화하고 ETF 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섰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고, 기존 상승을 이끌 핵심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시장 청산 규모는 변동성 확대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5억 100만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비트코인이 1억 6500만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특히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포지션 청산액이 전체의 3억 8000만달러에 달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지지선 붕괴에 대비해 위험 노출을 줄이는 움직임이 거세졌다는 의미다.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16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대형 투자자의 매수 대기자금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연준의 정책 방향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변동성 장기화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국 11월 비트코인 시장은 단기 반등보다는 거시 변수의 향방에 따라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구간으로 평가된다. 연말로 접어들며 위험자산 전반의 조정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10만달러 지지선 붕괴 반복은 투자자 불안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중기적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한 낙관론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 디파스쿠알 비트불 최고경영자는 “최근 조정에도 비트코인은 이전보다 높은 저점을 형성하고 있다”며 “다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상승 동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