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까지 쏟아부은 소부장 기업 투자 결실지분 매각으로 차익 … 현재까지 3000억 수익본업 HBM 장비 수주 확대 … 성장 모멘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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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반도체가 반도체 소부장 지분 투자로 수천억원의 차익을 거둬 들였다. 투자에 잔뼈가 굵은 곽동신 회장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영업 외 이익을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성장에 힘입어 TC본더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로 실적 방어막을 탄탄하게 쌓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3분기에 HPSP 지분 2.93%를 매도해 135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회사는 2021년 고압 열처리용 반도체 장비 업체 HPSP 지분 12.5%를 375억원에 매입한 뒤 매년 일부를 매각해 꾸준히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HPSP 주가 흐름이 악화되고 있지만 한미반도체는 대부분 투자금을 회수한 상태다. 

    앞서 한미반도체는 2023년 지분 3.34%를 매도해 2840억원의 차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지분법 이익이 반영되며 당기순이익이 크게 뛴 점도 눈에 띈다. 당시 한미반도체의 영업이익은 69% 감소했지만 지분법 이익 덕에 당기순이익은 2672억원으로 190% 증가했다.

    곽동신 회장은 해당 투자에 사재까지 투입해 동일한 12.5% 지분을 확보했으며, 이후 매각을 통해 현재까지 약 3000억원 규모의 평가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참여 목적이 아닌 순수 투자였다는 점에서 곽 회장의 투자 안목이 증명된 셈이다.

    한미반도체는 4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마이크론 등 주요 고객사의 HBM4 장비 수주가 지연되면서 실적이 감소했지만 내년부터는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3분기 매출 1662억원, 영업이익 6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 32% 감소했다.

    다만 시장에선 한미반도체가 내년부터 다시 실적 흐름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BM 시장이 성장하며 TC본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한미반도체의 수주 환경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은 2033년 167억20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21.35%에 달한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와도 안정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17일 SK하이닉스로부터 15억원 규모의 HBM 장비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 고객사가 TC본더 장비 수주를 마무리한 가운데 앞서 공급한 TC본더 장비의 유지 관리 및 부품 공급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HPSP를 비롯한 소부장 관련 주가가 반등하고 있고, 한미반도체 또한 이 과정에서 엑시트에 성공한 것"이라며 "올 하반기엔 HBM 장비 시장 수급 불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로 이익을 벌어들인 것 또한 현명한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