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초반 4% 가까이 폭락 … 외국인 1조 원 투매 '패닉 셀링' 엔비디아 '재고 급증' 미스터리에 AI 수익성 공포 확산 연준 굴스비 "12월 인하 반대"·쿡 "자산 버블 경고" KB증권 "12월 금리인하 기대 접고 '동결'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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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21일 'AI 거품론' 재점화와 미국 연준의 매파적 기조라는 악재가 겹치며 장 초반 '검은 금요일'을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는 3900선이 힘없이 무너졌고, SK하이닉스는 9% 가까이 폭락 중이다.21일 오전 9시 40분께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9.67포인트(3.73%) 폭락한 3855.18을 기록하고 있다.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43포인트(3.18%) 하락한 863.51을 기록 중이다.◇ 반도체 투톱 '직격탄' … 외국인 매도 폭탄'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은 국내 반도체주에 투매를 불러왔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5만1000원(8.93%) 폭락한 52만원에 거래되며 '60만닉스'에 이어 '50만닉스' 사수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전날 '10만전자'를 회복했던 삼성전자 역시 4600원(4.57%) 하락한 9만6000원으로 밀려나며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수급적으로는 외국인이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53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역대급 매도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개인은 홀로 9598억원을 순매수하며 버티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기관은 1739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치고 있다.◇ "실적 좋은데 왜 이래?" … 엔비디아 재무제표의 '불편한 진실'시장 붕괴의 방아쇠는 아이러니하게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엔비디아였다. 간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나스닥은 장중 3% 넘게 출렁이며 하락 마감했다.시장은 엔비디아 매출 성장률(약 60%)보다 재고자산 증가율(158%)과 매출채권 증가율(88%)이 훨씬 빠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제품이 없어서 못 판다면서 정작 창고에 재고가 쌓이고, 물건을 팔고도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투자자들에게 '찝찝함'을 안겼다는 분석이다.여기에 "오픈AI의 회계 감사인이 누구인지 불투명하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까지 더해지며 AI 산업 전반의 신뢰성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FT는 "빅4 회계법인조차 오픈AI 감사를 맡았는지 확인해주지 않는 상황"이라고 보도하면서 불안심리를 자극했다.미국 HBM 대장주이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마이크론의 주가는 간밤 10.87% 급락했다.◇ "비둘기마저 돌아섰다" … 연준 인사들, 작심한 듯 '매파 발언' 쏟아내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건 엔비디아뿐만이 아니었다. 간밤 연준 주요 인사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쏟아낸 고강도 긴축 발언이 결정타를 날렸다.KB증권에 따르면, 평소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되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마저 "기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12월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다른 위원들의 발언 수위도 높았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금융 안정성"을 언급하며 "자산 버블" 위험을 직접적으로 경고했다. 이는 현재 기술주 중심의 증시 랠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며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또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경제와 금융시장에 광범위한 위험이 있다"며 당분간 긴축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역시 "인플레이션 우려"를 표명하며 금리 인하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최근 증시 조정의 기저에는 '통화 완화가 멈추면 높은 밸류에이션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하 확률이 39%까지 떨어진 만큼, 차라리 시장이 '12월 금리 인하는 없다'는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증시 바닥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