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직영정비 폐쇄·내수판매 파괴 규탄 기자회견'GM 사태 관심' 지속 요구에도 정치권 소극적 태도 일관과거 군산 철수 때도 정치권 무관심 속 폐쇄 못 막아인천·부평 지역구 국회의원도 찾지 않은 '반쪽' 기자회견노조 "GM의 문제만이 아니야 … 정부·국회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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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홍승빈 기자
"이번에도 노동자들이 알아서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사태는 더 이상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고, 정부와 국회가 반드시 개입해야 할 문제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이번만큼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2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한국GM 직영정비 폐쇄·내수판매 파괴 규탄' 공동 기자회견. 내년 2월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를 선언한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국회에 관심을 호소한 한국GM 노조원들의 외침은 절절했다.이들은 정부와 국회가 나서 기업과 노동자를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도 당초 함께 기자회견을 주최한 일부 인천 및 부평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참석하지 않는 등 큰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노조의 목소리는 힘을 싣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금속노조 한국GM지부와 한국GM 공장 지역구 국회의원 등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의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결정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이날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은 작심하듯 한국GM이 추진하고 있는 전국 직영정비 폐쇄와 관련한 정부 당국과 국회의 무관심을 지적했다.그는 특히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에도 정부와 국회의 무관심 속 속절없이 군산공장을 떠나보내야 했던 과거를 상기시키며 목소리를 높였다.안 지부장은 "지난 2018년 군산공장이 문을 닫고 디자인센터를 포함한 연구개발 법인이 분리되고, 돈이 되는 자산은 모두 팔려 본사로 송금됐다"라며 "그 금액만 수천억 원"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차량 이전 가격 매출 원가율을 조작하는 회계 기법을 반복해 정상적인 회사를 하루아침에 적자 회사로 둔갑시키는 일이 계속됐다"라며 "그때마다 노동자와 지역사회는 무너졌고, 정부와 국회, 산업은행을 믿었지만, 노동자나 산업을 보호하는 장치는 없었다"라고 지적했다.그는 이번 한국GM 사태는 노동자의 생존 문제를 넘어 한국 소비자의 안전과 지역 경제,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안 지부장은 "GM은 위기를 만들고 국가는 지원하고 회사는 잠시 정상화된 뒤 또 위기를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가 13년 동안 수없이 반복됐다"라며 "이는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자 국회와 정부가 반드시 개입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실제 완성차 업계에선 과거 군산공장 폐쇄 때와 마찬가지로 최근 직영정비 폐쇄 관련해 후속 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정치권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지 오래다.한국GM 철수설이 대두된 지 오래됐음에도 국회와 정부, 인천시 등이 이번 사태에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다.이날 기자회견도 당초 김주영·허성무·노종면·박선원·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의 공동 주최로 이뤄졌다.그러나 허성무, 박선원, 한창민 의원만 실제로 회견에 참석했을 뿐 노종면 의원(부평구 갑), 이용원 의원(인천 서구을)은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특히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는 소수의 취재 기자만 참여해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평소 기자들로 붐비던 기자석에는 기자들이 띄엄띄엄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이러한 행사가 있을 때는 국회의원들이 먼저 나서서 기자를 모아 진행하는 등 이슈 파이팅을 해야 관심을 받는다"라며 "노조도 기자회견이 끝나고 썰물 빠지듯 가버리는 모습을 보니 절박함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한편 이날 노조는 국가가 한국GM에 ▲한국 시장 유지 ▲소비자 안전 보장 ▲일자리 및 생산 기지 등 세 가지를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안규백 지부장은 "우리는 한국GM이 직영 조직 폐쇄 방침을 철회하고 책임 있는 경영 체계를 복원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싸움은 단순한 노동자 간의 싸움이 아닌 한국 자동차 산업과 소비자의 안전·권리, 그리고 23년의 배신을 끝나기 위한 국가의 싸움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그는 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의 외침이 또다시 허공에 흩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정부와 국회가 이번만큼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길 진정으로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