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서 흥국생명 1조500억으로 가장 높아추가 가격 흥정해 힐하우스PEF 1.1조 써내 특정 원매자 밀어주기 논란… 소송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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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전에서 글로벌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본입찰 이후 인수가를 1조1000억원까지 올리면서 입찰 공정성과 외국 자본 리스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3일 IB업계에 따르면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1일 본입찰에서 9000억원대 인수가를 제출한 뒤, 이후 진행된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 과정에서 가격을 약 1조1000억원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서 약 1조500억원을 제시했던 흥국생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화생명 역시 본입찰에서 9000억원대 중반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프로그레시브 딜은 본입찰 후보들을 대상으로 추가 가격 경쟁을 붙이는 방식이다. 매각 측이 인수 희망자들을 상대로 더 높은 가격을 연속적으로 유도하는 이른바 '경매 호가식' 구조다.문제는 이 같은 방식이 본입찰의 성립 취지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특정 원매자에게 구조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기업의 실제가치 이상으로 과열 경쟁을 부추겨 결과적으로 인수자에게 과도한 재무 부담을 안긴다는 지적도 상당하다.금융업계 관계자는 "본입찰 가격을 기준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공정입찰의 기본 원칙인데 본입찰 경쟁자의 제시 가격까지 공유됐다면 심사 과정의 공정성 문제가 불거져 향후 소송전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힐하우스가 인수자로 부상할 경우 정책·시장 차원의 부담도 커진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힐하우스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자금 출처, 지배구조 안정성, 국내 시장 영향력 등 보다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이지스 매각 측도 초기에는 이러한 인허가 리스크를 감안해 외국계 자본에는 지분을 넘기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영향력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난관에 부딪혀 거래 종결(딜클로징)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매각 주관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맡고 있으며, 우선협상대상자는 조만간 선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