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상고 출신에서 그룹 최정점까지 오른 보기 드문 경력일본에서 단련된 글로벌 감각, SBJ은행 설립 주역최대 실적과 기업가치 제고로 연임 정당성 확보“변화·초심·미래” 강조한 리더십, 2029년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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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고졸 신화'의 2막을 새로 쓰게 됐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4일 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하면서 그의 리더십과 성장사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덕수상고 졸업 후 은행 창구에서 출발해 국내 대표 금융그룹의 수장 자리까지 오른 진 회장의 이력은 금융권에서도 드문 사례다. 

    금융권에서 진 회장은 "겸손하지만 결단은 빠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 내부에서 호평받는 이유 중 하나는 자리 고하를 가리지 않는 소통 방식이다. 간단한 현장 질의부터 전략 논의까지 직접 챙기는 스타일로, 직원들 사이에서는 "입지적 리더십이지만 거리감 없는 CEO"라는 반응이 많다.

    그의 커리어 행보는 평범하지 않다. 1980년 기업은행에서 첫 경력을 시작했지만, 금융권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시점은 1986년 신한은행으로 옮긴 이후다. 고객 지원·기획·인력개발 등 여러 부서를 거치며 현장과 전략 양쪽 경험을 쌓았고, 이 과정에서 조직을 읽는 감각도 키웠다.

    진 회장의 경력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단연 '일본'이다. 1997년 첫 일본 근무를 시작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오사카지점과 일본 현지 법인을 오가며 총 18년을 일본에서 보냈다. 당시 일본계 주주 기반이 강한 신한금융에서 그의 존재감은 자연스럽게 커졌고, 일본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SBJ은행을 세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하면서 그룹 내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이후 SH캐피탈, SBJ은행 법인장 등을 맡으며 경영자로서의 경륜을 채웠다.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에 올라 2019년 행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고, 2023년에는 신한금융 회장으로 발탁됐다.

    연임까지 이어진 결정적 요인은 경영 성과다. 진 회장 취임 이후 신한금융은 매년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 4000억원을 넘어섰고, 4분기 실적을 더하면 또 한 번 ‘사상 최대’ 타이틀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밸류업 프로그램', 글로벌 확장 전략 등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책 대응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부가 금융사에 요구하는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디지털 전환 등에 대해 신한금융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진 회장의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 주요 경제·금융 행사에서 진 회장이 잇달아 정부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점 또한 그의 조율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은 내부적으로는 안정감, 외부적으로는 확장성과 소통 능력을 갖춘 보기 드문 유형의 리더"라며 "이번 연임은 실적에 대한 보상이자, 그룹 중장기 전략을 이어가라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회추위 역시 "재무 성과뿐 아니라 미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며 "디지털·글로벌·내부통제 등 핵심 분야에서 변화의 속도를 유지할 적임자"라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