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00조원 규모 워너브라더스 인수, 미디어 공룡 탄생티빙-웨이브 합병 시너지 무력화, 프로야구 치중 ‘한계’합병 시너지 의문 커져 … “성장 아닌 생존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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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106조원에 이르는 투자로 워너브라더스 인수 소식을 알리면서 티빙과 웨이브 합병으로 기대했던 규모의 경제 효과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자체 콘텐츠 경쟁력 제고보다는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단기 실적 개선에 치중하는 모습과도 비교가 된다.8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미국 영화·TV 제작·배급사 워너브라더스를 720억 달러(약 106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등 사업부문을 인수하게 된다.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로 워너브라더스의 방대한 영화 콘텐츠를 확보하게 됐고,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도 향상됐다. 넷플릭스와 HBO 맥스를 합치면 미국 구독형 스트리밍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게 되며, 글로벌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3억명에서 약 4억2000만명으로 불어났다.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이번 합병을 통해 디즈니를 뛰어넘고 미디어 유통과 콘텐츠 제작을 아우르는 미디어 업계의 ‘공룡’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너브라더스는 디즈니의 유일한 대항마로 불렸던 만큼, 더 이상 넷플릭스를 저지할 수 있는 콘텐츠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합병 명분으로 규모의 경제를 내세웠던 티빙과 웨이브 입장에서도 넷플릭스의 대규모 인수합병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콘텐츠 제작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글로벌 OTT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콘텐츠 투자액으로만 따져도 넷플릭스가 지난해 투자한 금액은 162억 달러(약 22조원)로, 연간 1500억원 수준인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예산과 큰 차이를 보인다.특히 양사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나 시너지보다는 프로야구에 수익 구조가 집중되는 양상도 문제로 지적된다. 프로야구 중계권을 확보한 티빙은 광고 요금제 효과와 더불어 유료 가입자를 대폭 늘리며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절반으로 줄인 바 있다. 티빙은 2026년까지 3년간 총액 1350억원에 체결한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우선 협상권 기반으로 2027년 이후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다만 프로야구 효과를 제외하면 티빙과 웨이브는 밑지는 장사를 지속하고 있다. 가입자가 늘어났지만 콘텐츠 제작 비용도 증가하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티빙은 3분기 영업손실 71억원을, 웨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프로야구 외에도 자체적인 규모의 경제 보다는 외부에서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앞서 출시한 티빙과 웨이브 통합요금제에서 발전시켜 ‘디즈니+’를 합친 번들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토종 OTT에 글로벌 서비스까지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연합전선을 형성하려는 전략이지만, 월 2만원대 수준으로 높아진 구독료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다.업계에서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포화상태인 국내 OTT 시장에서 성장 기대치가 낮을 뿐더러, 규모의 경제를 통한 자체 콘텐츠 역량 제고에도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웨이브에서 제공됐던 지상파 3사 콘텐츠 중 SBS는 이미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넘어간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비용 증가를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상쇄하는 것은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와 해외 진출 없이는 토종 OTT의 성장은 물론 생존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