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코빗 인수 추진 … 1400억원 규모규제·보안 비용 급증에 '단독 생존' 한계
  • ▲ ⓒ챗GPT
    ▲ ⓒ챗GPT
    거래대금 둔화와 규제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에서 대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AML)·보안 투자 등 고정비 부담이 급증한 가운데,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금융사와의 결합을 통한 재편 모델이 확산되며 자본력과 이용자 기반을 갖춘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의 최대주주 NXC, 2대 주주 SK플래닛 등과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코빗의 지분 구조는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60.5%, SK플래닛이 3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거래되는 규모는 약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 추진을 단순한 개별 거래가 아닌 거래소 M&A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업계에서는 대형 거래소와 자본력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인수 및 합병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네이버 계열사 간 합병 추진, 글로벌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는 거래소 산업이 단순 경쟁 구도를 넘어 본격적인 재편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거래소 재편이 빨라지는 배경에는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업계 1, 2위인 업비트와 빗썸 중심의 양강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중소 거래소들은 거래대금 감소와 수수료 경쟁 심화로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일부 거래소는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정체되거나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존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에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내부통제 강화,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고도화, 해킹 사고를 막기 위한 보안 투자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거래소 한 곳을 운영하기 위해 요구되는 고정비 자체가 과거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만큼, 일정 규모를 확보하지 못한 사업자는 결국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거래소 간 ‘선택과 집중’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력과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일부 거래소는 매각이나 합병을 통한 출구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단순 생존을 넘어 규제 대응 능력과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사업자만이 시장에 남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되면서 거래소 운영에 요구되는 기준 자체가 높아졌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자본력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사업자 중심으로 M&A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