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은 IMF 이후 최대폭 감소성과는 인정, 긴장은 진행형정책 상징과 거시 현실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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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복지부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위원회를 포함한 일부 부처에 신년 격려 피자를 돌리면서 연초 관가의 화제가 됐다.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에 이어 금융위까지 이어진 '피자 메시지'는 업무보고 과정에서 고생한 직원들을 다독이기 위한 제스처로 전해진다. 코스피 4500 돌파, 국민성장펀드 출범 등 정책 성과에 대한 내부 격려라는 설명도 뒤따랐다.격려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다만 이 피자가 전달된 시점이 미묘하다. 같은 시기 한국 경제의 체력 지표 중 하나인 외환보유액은 12월 기준 4280억 5000만 달러(약 618조원)로,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 폭은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 급등 국면에서의 시장 안정 조치가 이어진 결과다. 주식시장 성과를 축하하는 메시지와 외환시장의 긴장 지표가 동시에 움직인 셈이다.경제 성과는 단면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코스피 지수는 상징이지만, 외환보유액은 체력이다. 하나는 기대와 심리를 반영하고, 다른 하나는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준다. 이 두 지표가 같은 방향을 보지 않을 때 시장은 경계심을 키운다. 한국 경제가 축배를 들 국면이라기보다는 여전히 긴장 속에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특히 외환보유액의 성격 변화는 부담 요인이다. 과거처럼 비상시에만 꺼내 쓰는 안전판이 아니라, 환율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활용되는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 이 경우 절대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신뢰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수준 아래로 내려갈 경우 실제 방어 여력과 무관하게 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피자 격려는 성과를 관리하려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정책 성과에 대한 내부 사기 진작이라는 긍정적 의미와 함께, 불확실성이 커진 국면에서 지나친 낙관 신호로 비칠 수 있다는 양면성이 공존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잘한 일은 잘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지금은 경계를 늦출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피자 정치'는 따뜻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여전히 찬 공기를 맞고 있다. 성과를 축하하는 제스처와 경제의 실제 체력이 엇박자를 낼 경우 메시지는 왜곡될 수 있다. 시장은 상징보다 숫자에 민감하고, 격려보다 방향성에 반응한다. 문제는 피자가 아니라 타이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