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장관 "우리나라 원전 세계 최고" 태도 변화美·EU, 내연차 퇴출 속도조절하는데 우리만 가속페달 정부 "온실가스 53~61% 감축" … 美는 UN 기후협약 탈퇴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늘린다는 구상도 비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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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후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1.12. ⓒ뉴시스
정부 내 대표적인 탈원전론자였던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최근 원전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계속 추진 중인 비현실적인 기후에너지 정책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12일 기후부에 따르면, 정부는 5년 내 신차의 50%를 전기·수소차 같은 친환경차로 채우지 못할 경우 대당 150만~300만원의 기여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연간 저공해 및 무공해자동차 보급 목표 고시'는 지난 5일부터 시행됐다.2030년까지 국내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채우도록 의무화하는 것으로, 목표를 채우지 못한 자동차 업체에는 1대당 150만~300만원의 기여금이 부과된다. 지난해 판매된 국내 신차 가운데 전기·수소차 비율은 13.5%에 불과했는데, 5년 만에 친환경차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란 얘기다.자동차 업체에게 부여된 목표치는 2027년 32%, 2028년 36%, 2029년 43%, 2030년 50% 등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내야 하는 기여금은 올해에는 1대당 150만원이지만 2028년부터는 1대당 300만원으로 두 배 오른다.업계에서는 전기차 보급에 앞장섰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내연차 퇴출에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만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중국산 전기차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또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산업계에서 "48% 감축도 어렵다"고 호소했지만 그대로 밀어 붙였다.특히 온실가스 2위 배출국인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기구에서 이탈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탈퇴했다. UNFCCC는 온실가스 감축에 협력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992년 체결된 기본 협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작년 1월에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세계 배출량 1위인 중국도 2035년까지 정점 대비 7~10% 감축하겠다는 목표치만 내놓고 실행에는 소극적이다.2023년 기준 30GW인 재생에너지 설비를 2030년까지 100GW 수준으로 3배 넘게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김 장관은 지난해 9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대국민 공개 논의' 토론회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100GW까지 늘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2023년 30GW였는데, 이를 3배로 늘린다는 것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리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해상풍력 등 대규모 발전단지 건설에는 10년 안팎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물리적·행정적 시간 부족하다.짧은 기간 내에 풍력과 조력, 수열 등의 에너지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현실적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대폭 늘려야 하는데, 현재 국내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용량은 약 29.5GW다. 패널 면적으로 환산하면 서울 면적 약 4분의 1 수준인 118∼162㎢ 정도 추산된다. 추가로 확보할 재생에너지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패널 면적을 3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앞서 김 장관은 지난 7일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 토론회'에서 "원전 분야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것도 사실"이라며 "문재인 정부 때 국내에선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하면서 원전 수출을 하는 게 한편으로는 궁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신규 원전 건설 문제에 대해 "적절한 원전 수준이 어느 정도고 재생에너지는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이 맞을지, 간헐성과 경직성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는 것이 맞을지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했다.장관 취임 후 이미 확정된 신규 대형 원전 2기의 건설을 국민 여론조사와 토론회에 부치며 보류시켰지만, 원전 없이는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수도권의 한 대학 교수는 "김 장관이 원전 필요성을 뒤늦게라도 인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전기차,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재생에너지 같은 정책 역시 이상에서 탈피 해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