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인 거래 75%는 '파생' … 현물 거래량 30% '뚝'규제에 갇힌 韓 거래소, 헤지(Hedge) 수단 부재로 경쟁력 약화"투자자 해외 이탈 우려 … '한국형 파생' 도입 논의 필요"
  • ▲ ⓒ로이터연합
    ▲ ⓒ로이터연합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현물에서 파생상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 세계 거래의 약 75%가 파생상품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가운데, 현물 거래만 허용된 국내 시장은 글로벌 트렌드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12월 글로벌 거래 비중, 파생상품 74.7% … 현물은 급감

    15일 코인데스크의 '12월 거래소 리뷰'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중앙화 거래소(CEX)의 전체 거래량 중 파생상품 비중은 74.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현물 시장의 거래량 감소세는 뚜렷했다. 12월 현물 거래대금은 전월 대비 31.2% 감소한 1조 47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파생상품 거래대금은 4조 3300억 달러로, 전월 대비 24.6% 감소하며 현물 대비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았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의 변동성 축소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2023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단순 매매보다는 하락장 대응이나 레버리지 활용이 가능한 파생상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거래소별 점유율도 변동을 보였다. 현물 중심인 바이낸스의 점유율은 25%로 하락하며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파생상품 강자인 게이트아이오는 점유율을 11%까지 끌어올렸다. 

    ◇ 국내는 '현물'만 가능 … "리스크 관리 수단 부재"

    글로벌 시장에서 파생상품은 단순 레버리지 투자를 넘어, 시장 유동성 공급과 기관 투자자의 리스크 헤지(Hedge)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현물 ETF 등 제도권 상품이 확대될수록 재고 리스크 관리를 위한 선물·옵션 활용은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에 따라 가상자산 파생상품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당국이 가상자산을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거래소는 변동성이 줄어드는 장세에서 거래량 급감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업계 "규제 공백이 오히려 투자자 해외 이탈 부추겨"

    지난 14일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가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이러한 규제 환경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해외 시장은 예측시장, 온체인 영구 선물 등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국내 파생상품 금지는 투자자들을 규제 밖 해외 거래소로 이탈시켜 자금 유출과 투자자 보호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레버리지 제한, 적격투자자 제도 등 국내 실정에 맞는 규제안을 기반으로 단계적인 상품 개발과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