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 속 운용사들 잇단 굴욕VIP자산운용, '긴급 대담' 편성 … "부진 원인 냉철히 짚겠다"지난해 타임폴리오 이어 '가치투자 명가'마저 … 액티브 펀드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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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P자산운용이 발송한 고객 사과문ⓒ캡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여의도 금융투자가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둡다.시장을 주도해야 할 내로라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해 고객들에게 머리를 숙이는 초유의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치투자의 명가로 불리는 VIP자산운용은 최근 고객들에게 "운용 성과가 고객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공식 사과문을 발송했다.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을 뚫고 올라가는 활황장에서, 오히려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 따른 조치다.VIP자산운용 측은 사과문을 통해 "부진한 결과에 따른 실망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매년 진행해오던 '신년 라이브'와 정기 콘텐츠인 '월간 한가투'를 전격 취소하고, 대신 '펀드매니저 특별 대담' 영상을 긴급 편성했다.오는 21일 촬영 예정인 이번 긴급 대담에는 최준철, 김민국 대표를 포함해 조창현, 박성재 등 핵심 운용역 4인이 모두 출연한다.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이러한 '운용사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헤지펀드 업계의 강자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수익률 부진을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반성문'을 보낸 바 있다.당시 코스피 지수가 4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임폴리오 측은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숏(Short)' 전략을 유지하다가 수익률 방어에 실패했다.당시 타임폴리오 측은 "지수 상승을 기대하고 담은 종목 중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부진했다"며 넷 익스포저(순 투자 비중) 조절 실패를 시인하기도 했다.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유동성 장세의 역설'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보다는 특정 테마나 수급에 의해 급격히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의 내재 가치를 따지는 정통 액티브 펀드나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는 분석이다.증권가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주에 올라타 높은 수익을 내는 동안,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권 운용사들은 오히려 시장 수익률을 갉아먹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VIP자산운용의 이번 사과문은 현재 액티브 운용사들이 겪고 있는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한편, VIP자산운용의 긴급 대담 영상은 촬영 후 일주일 이내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