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관세 15% 안도감 사라져… 원가 부담까지 짊어져야직접 수출 적어도 단가 인하 전이… 협력 중기 수익성 흔들중견은 투자·고용 조정 압박… “대기업과 버티는 체력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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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27일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다시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 부담이 본격화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 부담이 더욱 커졌다. 대미 관세 15%로 한숨 돌렸던 업계는 고환율 속 납품단가 하락과 원가 상승이 동시에 겹치는 ‘이중 압박’에 직면하며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린 것.이번 관세 인상은 자동차·의약품 등 일부 품목을 겨냥하고 있지만, 충격은 제지와 일반 제조업 등 중소·중견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직접적인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글로벌 가격 조정과 대기업의 비용 절감 압박이 공급망을 따라 내려오면서 중기 제조업이 먼저 타격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중소·중견기업들은 관세 인상에 따른 미국 내 수요 둔화 가능성을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특히 제지업계의 경우, 포장재와 산업용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될 경우, 국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국내 납품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지사는 고부가 제품이나 해외 법인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견·중소 제지사는 가격 하락을 수익성 악화로 전부 떠안는 구조”라고 말했다.일반 제조업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관세 인상이 간접 비용으로 전이되는 구조적 부담이 크다.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납품단가 인하나 물량 조정에 나설 경우, 그 여파는 1·2차 협력 중소기업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관세는 미국에서 매겨졌지만, 실제 부담은 국내 중기 협력사에서 먼저 체감된다”는 말이 나온다.중견기업과 대기업 간 체력 차이도 이번 관세 국면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대기업은 관세 인상분을 판매가에 일부 전가하거나 미국 현지 생산, 제품 믹스 조정 등으로 충격을 분산할 여지가 있지만, 중견기업은 거래처와 가격 협상력이 제한돼 관세·환율 부담을 수익성으로 흡수해야 하는 구조에 가깝다. 대기업은 단기 손익 악화를 감내하며 버틸 수 있는 재무 여력이 있는 반면, 중견기업은 마진 축소가 곧 투자 축소나 고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대응 여지가 작은 편이다.중소기업으로 내려가면 상황은 더 빠듯해진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물량이 줄거나 단가가 내려갈 경우 손익분기점이 단기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인건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관세와 환율 변동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한 분기 또는 두 분기 내에 경영 판단을 강요받는 기업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중소기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기 통상 이슈가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 리스크의 확대로 보고 있다. 관세율 자체보다 정책 방향이 정치 일정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해외 거래처가 계약 기간을 줄이거나 발주 물량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서다.한 중소 제조업 대표는 “관세가 25%이냐 15%이냐 보다 더 큰 문제는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대기업은 버틸 수 있어도 중견·중소기업은 몇 분기만 흔들려도 투자와 고용부터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통상 대응이 대기업 중심 수출 방어에 그칠 것이 아니라, 중소·중견 제조업을 겨냥한 환율·금융·납품단가 연동 지원책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세 인상의 충격이 본격화될 경우, 중기 제조업의 체력 저하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