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뜻 접은 기후장관 "신규 원전 2기 계획대로 추진"정부 "2037~2038년 준공" … 원전 건설 기간 '13년 11개월'낭비한 시간만큼 준공도 늦어질 듯 … 기후장관 "차질 없다""정권 바뀔때마다 뒤집어"… 정부 정책 신뢰도는 떨어져
  • ▲ 울산 울주군에 건설중인 새울3‧4호기(오른쪽 3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전성무 기자
    ▲ 울산 울주군에 건설중인 새울3‧4호기(오른쪽 3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전성무 기자
    이재명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여론조사 등으로 낭비한 시간 때문에 준공 목표 시점이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명시된 대형 원전 건설 기간은 13년 11개월이다. 그런데 정부가 제시한 신규 원전 준공 시점은 2037~2038년으로, 오늘 당장 부지를 선정하더라도 준공 일정을 맞추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도 함께 바뀌면서 예견된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11차 전기본에 따른 신규 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전) 1기 건설에 본격 착수한다.

    우선 한국수력원자력은 부지선정평가위원회 평가를 거쳐 2027년까지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기후부는 예정구역 고시 등을 완료할 방침이다.

    2029년까지는 환경영향평가(한수원), 방사선환경영향평가(한수원),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기후부), 건설허가 신청(한수원) 등 인허가 준비 절차를 진행한다. 

    2031년부터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허가와 기후부의 공사계획 인가 등을 거쳐 본관 기초굴착 및 최초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시작된다.

    이후 사용전 검사를 거쳐 원안위의 운영허가를 획득하면 연료장전 및 시운전을 거쳐 2037~2038년 준공하는 것이 정부 목표다. SMR의 준공 시점은 203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정부의 로드맵이 제대로 지켜질 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신규 원전 건설은 지난해 2월 11차 전기본에서 확정됐지만, 이재명 정부는 "국민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원점 재검토에 나섰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원전 건설은) 국민의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언급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직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 건설에 15년이 걸린다"며 신규 원전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 "신규 원전 2기의 건설 여부를 국민 여론조사와 대국민 토론회를 거쳐 확정하겠다"며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이에 따라 기후부는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2~16일 전국 만 18세이상 국민 300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갤럽 조사에서 69.6%,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61.9%로 나왔다. '원전력 발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갤럽 89.5%, 리얼미터 82%였다.

    결국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4개월 동안 시간만 낭비한 셈이다. 그동안 에너지 업계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회귀 공포가 휘몰아쳤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낭비한 시간 만큼 원전 준공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 11차 전기본에 따르면 대형 원전 건설 기간은 13년 11개월로 추정됐다. 지금 당장 부지 선정 절차가 완료됐더라도 2029년 말이나 2030년 초에나 준공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원전 건설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부지를 공모하는 데 대략 1~2개월 정도 걸리고, 확정하는데 3개월 정도 걸린다"며 "정식으로 건설 허가를 받고 착공을 하면 2037년과 2038년에 신규 원전을 짓는 데는 별다른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나중에 정권이 바뀌고 에너지 정책도 바뀌면 원전 건설은 또다시 멈춰설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신규 원전 건설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