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허가 부담 낮은 시장부터 두드린 한국형 비만 신약임상 근거 확보 후 속도-접근성에 초점 둔 '상업화 우선' 전략프리미엄 GLP-1과 '효능 경쟁' 대신 유통-가격 고려한 차별화완제품 공급-현지 유통망 '결합' 글로벌 판매방식 … 시장 확장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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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240805 ⓒ뉴데일리
한미약품이 '한국형 비만 신약'의 글로벌 시장 첫 무대로 멕시코를 낙점했다. 비만 치료제가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와 약가 책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멕시코의 경우 현지 유통 파트너를 통해 급여 부담 없이 비교적 빠른 상업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다.특히 이번 멕시코 진출은 단일 국가 수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완제품 공급과 현지 유통을 결합한 판매 모델을 검증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한미약품은 멕시코에서의 상업화 성과를 발판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글로벌 판매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사이언스의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은 멕시코 제약사 산페르(Laboratorios Sanfer)와 GLP-1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포함해 당뇨 치료 복합제 '다파론패밀리(다파론정·다파론듀오서방정)' 등에 대한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했다.이번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와 한미의 대표 당뇨 치료제 라인업인 다파론패밀리 완제품을 공급하고 산페르는 멕시코 내 허가, 마케팅 유통 및 판매를 담당한다.1941년 설립된 산페르는 멕시코 최대 민간 제약기업으로, 중남미 전역에 걸친 견고한 영업·유통 네트워크와 자체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현재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20여개국과 미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최근 바이오의약품기업 '프로바이오메드(Probiomed)'를 인수해 멕시코 최대 바이오의약품 기업으로 몸집을 키운 만큼 한미약품의 파트너로서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멕시코는 비만 유병률이 36.8%에 달하는 대표적인 고비만 국가로, 당뇨 유병률 또한 16.4%를 기록하고 있다.체중감량 및 이후 유지요법 단계에서의 혈당 관리수요 역시 높은 시장 특성을 지닌 만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확장성과를 위한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판단도 계약 배경으로 거론된다.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 3상 시험의 중간(톱라인) 결과를 통해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한미약품에 따르면 40주차 시점에서 투약군의 평균 체중감소율은 약 9.75%로,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해당 임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무엇보다 국내보다 급여·허가·처방 장벽이 낮아 상업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시장환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국내에서는 비만 치료제의 급여 등재와 약가 책정이 어렵지만, 멕시코는 현지 파트너를 통한 허가·유통 구조로 비교적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또 완제품 공급만으로도 조기 상업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GLP-1 계열 비만약의 경우 국내에서 허가 이후에도 급여, 가격, 처방 범위가 까다롭기 때문에 허가를 받더라도 급여가 막히면 초기 매출 가시성이 떨어진다"며 "반면 멕시코는 허가 전략이 '현지 임상'과 '해외 데이터' 조합으로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례가 많다. 임상 보완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이어 "뿐만 아니라 멕시코는 사보험, 현금 비중이 큰 만큼 급여 진입 전에도 유통 파트너 중심으로 빠른 런칭이 가능하다"며 "산페르처럼 현지 네트워크가 강한 파트너가 있으면 완제품 공급으로 리스크를 낮춘 채 매출 인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 ▲ 멕시코에 있는 산페르 본사. ⓒ한미약품
동시에 이번 계약은 단일 수출을 넘어 향후 다른 국가로 확장 가능한 판매 모델을 시험하려는 성격으로도 읽힌다. 프리미엄 시장이 아닌 접근성 중심 시장을 겨냥한 만큼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이다.노보노디스크, 릴리 등이 주도하는 고가 프리미엄 GLP-1 시장의 경우 미국·유럽 중심, 보험·급여 기반 시장으로 요약된다. 체중감소 효능이나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 브랜드 파워가 경쟁력인 곳이다.그러나 의료진과 보험시스템, 규제 당국을 동시에 직접 설득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임상에서 허가·약가·마케팅을 전부 부담해야 한다.이에 반해 한미약품은 접근성과 유통을 앞세운 시장 공략으로, 상업화 리스크를 현지 파트너와 부담하는 것은 물론, 접근성 확대에는 한층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실제 산페르의 중남미 광역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멕시코에서의 판매 실적과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남미 인접국 확장 가능성도 거론된다.다만 전략 단계인 만큼 반복 수출과 시장 확장이 뒤따라야 성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이에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이 비만 신약에 당뇨 복합치료제까지 포함한 만큼 향후 당뇨 적응증 및 제품군 확장과 묶어 '대사질환 패키지'로 현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판매전략을 가져갈 공산이 있다.앞서 한미약품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SGLT-2 저해제 및 메트포르민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해 21일 승인받은 바 있다.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를 넘어 당뇨병 치료영역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비만 허가, 2028년 당뇨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또 다른 관계자는 "멕시코 출시를 시작으로 중남미 등 급여·허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부터 순차적으로 확장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며 "접근성과 상업화 속도를 앞세운 '선별적 글로벌화' 전략으로 한국형 비만 치료제의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한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2015년 사노피에 기술이전했던 GLP-1 계열 후보물질로, 2020년 사노피가 대사질환 신약 전략을 축소하면서 개발·상업화 권리가 반환됐다. 이후 한미약품은 반환된 물질을 비만 적응증 중심으로 재정비해 독자 개발에 나섰다.이번 멕시코 진출은 그 연장선에서 글로벌 빅파마에 의존하지 않는 상업화 경로를 시험하는 첫 사례로 해석된다. 과거 기술이전·반환 경험이 완제품 수출과 현지 유통 결합이라는 현재의 글로벌 판매전략을 설계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