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비만약 앞세워 실적 '퀀텀점프' … 매출 전년 대비 45% ↑노보, 성장률 둔화·이익 정체 … 올해 매출 5~13% 감소 전망미국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 … 릴리 60% VS 노보 39%비만약 경쟁 심화·美 정부 약가 인하 압박 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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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라이릴리(왼쪽)와 노보노디스크. ⓒ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비만치료제가 기업의 실적과 시장 평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앞세운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지난해 실적은 이러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릴리는 비만치료제 판매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압박에 직면하며 흔들리는 모습이다.5일 업계에 따르 일라이 릴리는 2025년 연간 매출 651억7900만달러(약 95조3959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3억달러(38조5000억원)로 두 배 이상 성장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206억달러(30조1542억원)로 약 95% 늘었다.특히 4분기 매출은 192억9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으며, 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도 각각 50% 이상 뛰었다.이 같은 고성장은 당뇨 치료제 '마운자로'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가 이끌었다. 마운자로의 지난해 연매출은 229억6500만달러(33조616억원), 젭바운드는 135억4200만달러(19조8277억원)로 집계되며 릴리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트럼프 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로 인해 제품 가격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어간 것이다.특히 릴리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로 800억~830억달러(117조~121조원)를 제시하며 성장 자신감도 드러냈다.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수익성에서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노보 노디스크의 2025년 연매출은 3090억6400만덴마크크로네(DKK, 약 71조원)로 전년 대비 6.4% 증가하는 데 그쳤다.영업이익은 1276억5800만크로네(약 29조5119억원)로 0.5% 감소했으며,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1300억 크로네)에도 다소 못 미쳤다. 당기순이익은 1024억3400만크로네(약 23조6806억원)로 같은 기간 1.4% 증가했다.회사 측은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과 생산설비 투자 확대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5년 회사 전반의 구조조정 비용은 약 80억 크로네에 달했다.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비만치료제 경쟁 심화와 약가 인하 압박, 향후 특허 만료 가능성 등이 중장기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이와 함께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2026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고정 환율 기준으로 전년 대비 5~13% 사이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비만 치료제 경쟁이 과열된 데다 미국 정부의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까지 겹치면서 가격 인하가 불가피해졌고 이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비만 치료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릴리의 비만치료제 점유율은 약 60%로 나타났으며 노보노디스크는 39%의 점유율을 보였다.이러한 흐름은 한국 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의약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BRP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마운자로의 점유율은 70.3%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출시 당시 약 20%였던 점유율이 반년 만에 3.5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반면 마운자로 출시 직전까지 약 72%를 차지했던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점유율은 21.1%까지 급락했다. 시장 주도권이 단기간에 뒤집힌 셈이다.업계에서는 마운자로의 급격한 매출 성장 배경으로 압도적인 체중 감량 임상 데이터를 꼽는다. 마운자로는 임상 3상(SURMOUNT-1)에서 고용량 투여 시 72주 기준 최대 22.5%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또한 마운자로가 식욕을 억제하는 GLP-1뿐 아니라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는 GIP까지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 기전으로 감량 효과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이에 따라 비만치료제가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넘어 제약사의 실적과 주가, 시장 평가를 좌우하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릴리는 강력한 임상 데이터와 빠른 시장 침투로 실적과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린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경쟁 격화 국면에서 성장 전략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한편 올해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출시를 예고했다.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 치료제로,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투약 40주 시점 평균 체중 감소율 9.7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체중 감소율이 5% 이상인 환자 비율은 79.4%로 나타났다.회사 측은 기존 GLP-1 제제 대비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생률이 낮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