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2000원 보상 입력 오류에 62만BTC 생성 … 가격 10% 급락외부 해킹 아닌 내부 ‘팻핑거’, 중앙화 거래소 통제 허점 노출금융당국 현장 점검 착수 … 여야 “유령물량이 시장 왜곡” 질타삼성증권·씨티 이어 반복된 대형 사고, 제도 정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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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직원의 단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로 수십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오지급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해킹이나 외부 공격이 아닌 내부 기입 오류만으로 가격이 급변하면서 중앙화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장부 관리 체계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사고는 6일 진행된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초 이용자에게 2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려던 과정에서 담당자가 단위를 ‘원’이 아닌 ‘BTC’로 입력하면서 1인당 2000BTC가 계정에 반영됐다. 당시 비트코인 시세(개당 약 9800만원)를 감안하면 1인당 약 1900억원, 전체 오지급 규모는 약 62만BTC로 시가 기준 6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빗썸은 이상 거래를 인지한 뒤 약 30~40분 만에 거래 및 출금을 차단했고, 오지급 물량의 99% 이상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단 이전 일부 이용자가 매도에 나서면서 약 1700~1800BTC가 실제 거래에 사용됐고, 이 여파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100만원대까지 급락했다. 타 거래소 대비 10% 안팎의 가격 괴리가 발생하며 ‘유령 물량’이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준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됐다.이번 사태는 해외 금융시장에서도 반복돼 온 팻핑거 사고와 닮아 있다. 2020년 씨티그룹은 280달러를 송금하려다 81조달러(약 11경원)를 잘못 이체했고, 2022년 페이팔은 시스템 오류로 일부 고객 계좌에 수십만 달러를 오입금했다. 일본 미즈호은행도 전산·입력 오류가 겹치며 결제 장애를 수차례 일으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8년 삼성증권이 배당금 1000원을 1000주로 잘못 입력해 ‘유령 주식’ 사태를 촉발한 바 있다.정치권에서도 즉각 질타가 나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존재하지 않는 비트코인이 장부상 생성돼 실제 매매로 이어진 것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시장 질서를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무차입 공매도와 다를 바 없는 시장 교란”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내부통제와 장부 관리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금융당국의 엄정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사고 직후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현장 점검반을 급파해 사고 경위와 이용자 보호 조치, 내부통제 체계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검사로 전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가상자산 거래소도 전통 금융권 수준의 실시간 검증과 지급 한도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팻핑거 리스크는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며 "신뢰가 핵심인 금융 플랫폼에서 내부 통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