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저축은행 취급 감소 … 중금리대출 3조대로 축소카드론 규제 속 카드사 중금리대출 확대 … 하반기 4조4000억원 넘어수익성은 낮고 연체 부담은 여전 … 중금리대출 확대 지속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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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대출 규제로 저축은행이 막히자 중·저신용자 자금 수요가 카드사로 이동하고 있다. 카드업권이 사실상 새로운 '완충지대' 역할을 맡는 구조다. 다만 연체율을 겨우 낮춰놓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또 다른 건전성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하반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4조4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업권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3조37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7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을 담당해 온 저축은행의 취급 여력이 줄어들면서 카드사로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이하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되는 신용대출이다. 은행권 저금리 대출과 대부업 고금리 대출 사이의 완충 역할을 위해 2016년 도입됐으며,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이 공급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저축은행의 대출 여력은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6·27 가계대출 관리 방안 이후 개인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면서 중금리대출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권의 민간 중금리대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카드업계는 포용금융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출 취급을 확대했다. 같은 대책으로 카드론에는 연소득 100% 한도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되며 확대에 제약이 생긴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까지 악화되자 카드론을 대체할 수익원으로 중금리대출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정책적 유인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중금리대출 잔액의 10%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되는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금리대출 취급 확대가 카드사들의 차주 상환 여력 관리 강화와 리스크 관리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무분별한 대출 확대보다는 선별 취급과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무게를 두는 전략 전환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카드론보다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춰 상환 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연체율과 대손비용 증가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카드사의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선은 12.33%로 카드론 평균 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중금리대출만으로 수익성을 보전하기는 쉽지 않아 확대 지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건전성 부담도 여전하다. 중금리대출은 신용 하위 50% 차주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되는 만큼 수익성은 낮은 반면 연체 위험은 상대적으로 크다. 겨우 연체율을 낮춰놓은 카드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카드업계는 지난해 대규모 부실채권(NPL) 매각을 통해 연체율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 3분기 채권 매각을 진행한 전업 카드사 6곳(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5822억원으로 3년 만에 두 배 수준을 넘어섰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각각 0.33%포인트(p) 하락했고 현대카드는 0.29% 개선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포용금융 기조에 따라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