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기업대출 2.6조 증가…전년 동월 대비 '반토막'정부 기조에도 고금리·연체율로 인해 낮은 상승폭중소기업 연체율 큰폭 증가세 … 건전성 관리 압박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정부가 향후 5년간 124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연초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폭은 절반으로 급감했다. 고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위축된 데다 연체율 상승으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월 기업대출은 847조 3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조 6276억 원 늘어난 수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1조1484억 원 증가한 171조4476억 원, 중소기업 대출은 1조4792억 원 늘어난 675조9054억 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연초는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은행 KPI가 새로 시작하는 시기라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 1월 증가 폭은 지난해 1월(5조1003억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가계대출과는 다르게 총량 규제 등 인위적인 제약이 없었음에도 이례적인 소폭 증가에 그친 것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생산적 금융 확대 드라이브에도 연초 기업대출 증가세가 기대에 못 미친 배경으로는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이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기업대출 금리는 연 4.16%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은 0.02%포인트 올라 4.08%, 중소기업 대출은 0.1%포인트 뛰어 4.24%에 달했다.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지자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위한 대출을 미루거나 기존 한도 내에서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생산적 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높은 금리의 벽에 막혀 실제 수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높아지는 연체율 역시 대출 증가세를 억누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5년 11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11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73%로 지난 2018년 11월 말(0.86%)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의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한 0.89%를 기록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는 2015년 11월말(0.98%) 이후 가장 높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고 연체율도 함께 상승하는 모양새다. 연체율이 오르면 은행들은 무리하게 영업을 지속하기 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지원을 위한 전담 조직이 운영되는 등 정책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다만 고금리로 인한 연체율 상승 부담이 있어 건전성 관리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