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본업 경쟁력 강화로 실적 방어공간 혁신·선별적 투자 성과 가시화계열 분리 마무리·비주력 수익성은 과제
  • ▲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세계
    ▲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세계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넘긴 가운데 주력 사업인 백화점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둔화와 내수 침체라는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공간 혁신과 핵심 사업 집중 전략을 통해 신세계의 수익 구조를 재정비했다는 분석이다.

    9일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2조77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800억원으로 0.6% 늘었다. 특히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4196억원, 172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7.3%, 66.5% 증가했다. 고물가와 소비 둔화가 이어진 가운데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2024년 10월 신세계가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으로 계열 분리를 선언한 이후 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1970년대생 여성 총수로 주목받은 그는 취임 이후 조직 운영에서도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9월 단행한 임원 인사는 정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주도한 인사로 40대 임원 비중을 16%로 확대하고 전체 임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13명을 교체하며 세대교체를 본격화했다.

    정 회장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본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백화점 부문 매출은 7조40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061억원을 기록했다. 공간 리뉴얼과 하우스오브신세계 지식재산권(IP) 확장, 팝업스토어 운영 확대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역 1번점 전략의 성과도 가시화됐다.

    강남점은 3년 연속 거래액 3조원을 돌파했고 본점은 헤리티지와 더 리저브 리뉴얼을 통해 명품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센텀시티점은 비수도권 점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거래액 2조원을 넘겼고 대전점은 개점 이후 처음으로 연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에도 점포별 상권에 맞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광주(2028년), 수서(2029년), 송도(2030년) 등 주요 거점에서 백화점·호텔·문화시설을 결합한 랜드마크형 복합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 ▲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
    ▲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
    자회사들도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신세계면세점은 매출이 2조3050억원으로 14.9% 늘며 적자 폭을 줄였고 연간 영업손실은 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지난해 그룹 내 베테랑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이석구 대표를 발탁해 돌파구를 모색한 점도 한수로 풀이된다. 

    센트럴시티는 매출 3932억원, 영업이익 887억원으로 그룹 내 대표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이어갔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매출 3365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1조1100억원, 영업손실 11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신세계까사 역시 매출 2470억원,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신세계까사는 올해를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전환점으로 삼아 2030년까지 8000억원 규모의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또다른 과제로는 계열 분리의 완전한 마무리가 꼽힌다.

    현재 SSG닷컴은 이마트가 45.6%로 최대주주이며 신세계가 2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 분리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한쪽의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춰야 하는 만큼 신세계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에 대한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계열 분리 이후에도 신세계라는 그룹 명칭 사용을 둘러싼 문제 역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 체제 출범 이후 신세계는 외형 확대보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본업 경쟁력과 수익 구조 개선에 집중하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공간 혁신과 고급화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초기 경영 성과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계열 분리 마무리와 비주력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 만큼 향후 1~2년이 정 회장의 중장기 경영 능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