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 위장약까지 … 중남미로 판로 확대북미·유럽 넘어 중남미 시장 공략 본격화현지 파트너십 기반 장기 공급 체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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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웅제약 연구진의 모습. ⓒ대웅제약
국산 신약이 중남미 등 해외 시장으로까지 판로를 넓히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부터 뇌전증 치료제, 비만·대사질환 신약까지 다양한 파이프라인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여러 제약사들이 중남미를 단순한 신흥 시장이 아닌 전략 시장으로 설정하고 신약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먼저 한미약품의 첫 국산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남미에 진출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형 비만약'으로 개발됐지만 GLP-1 치료제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될 예정이다.한미약품은 지난 1월 멕시코 최대 민간 제약사 산페르(Sanfer)와 에페글레나타이드 및 당뇨병 치료 복합제 다파론 패밀리에 대한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다파론정·다파론듀오서방정 등을 공급한다. 산페르는 멕시코의 허가, 마케팅, 유통, 판매 등을 담당한다. 다파론정·다파론듀오서방정의 공급 계약규모는 658억원으로 알려졌다.멕시코는 비만 유병률이 36.86%에 달한다. 당뇨 유병률은 16.4%다. 체중 감량 및 유지 요법 단계에서의 혈당 관리 수요가 상당히 높은 나라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확장성과 전략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대사질환 치료제에 대한 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추가 제품 도입과 공동 마케팅 전략 등도 논의할 방침이다.대웅제약은 중남미 시장에서 포트폴리오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최근엔 신약 위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브라질을 시작으로 페루·콜롬비아를 거쳐 멕시코·에콰도르·칠레 등 중남미 주요 국가에 순차 진출했다. 당뇨병 신약 '엔블로' 역시 에콰도르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중남미 약 10개국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GC녹십자는 중남미에서 이미 가시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2023년 브라질 파트너사와 약 9048만달러(한화 약 1268억원) 규모의 혈액제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028년까지 5년간 공급하기로 했다.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를 기반으로 중남미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있다. 백신 분야에서도 남반구 독감백신 입찰 12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남미 공공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보령은 중남미 시장과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 온 제약사다. 지난 1979년 멕시코에 항생제 원료 및 합성기술을 수출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2011년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앞세워 완제품 기술 수출 단계로 도약했다.회사는 '카나브 패밀리' 복합제 전략으로 멕시코와 브라질을 공략했다. 2024년 기준 멕시코 현지 누적 매출은 약 1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보령은 단발성 신약 수출이 아닌 만성질환 포트폴리오로 중남미에 안착했다는 평가다.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앞세워 멕시코, 페루,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17개국에 진출했다. 완제품 수출과 기술수출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현지 확장을 추진 중이다. 최근엔 중남미에서 가장 큰 시장인 브라질 품목 허가를 위해 대소공장 GMP 인증을 받았다.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중남미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중남미에는 600만명 이상의 뇌전증 환자가 있지만 절반 이상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브라질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이미 신약 승인을 받았으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중남미 시장은 높은 수요와 시장 성장세가 뒷받침되는 '파머징마켓'으로 평가받는다. 파머징은 제약(Pharmacy)과 떠오르다(Emerging)의 단어를 합친 신조어다. 현재 중남미는 세계 인구의 약 8%(6억6000만명), GDP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또 중산층 확대에 따른 구매력 상승과 노령화에 따른 만성·노인성 질환 증가로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중남미는 높은 성장 전망에 힘입어 현지 투자 및 현지 기업 파트너십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남미 다수 국가는 의약품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추가적인 진출 기회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