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가치투자사 오르비스, 1년만 키움지분 10% →5%증권주 강세 속 외국계는 차익실현 … 증권가는 '최선호주' 유지거래대금 급증·ETF경쟁력·배당 정책에 MSCI 편입 기대도
  • ▲ ⓒ키움증권
    ▲ ⓒ키움증권
    키움증권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대주주인 외국계 가치투자자는 조용히 발을 빼고 있다. 증권주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선 실적 성장과 배당 확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등 투자매력도가 여전히 높다고 분석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글로벌 가치투자사 오르비스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말 기준 키움증권 지분을 5.49%(148만5147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30일 기준 7.27%(191만7057주)에서 1.78%(43만1909주)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오르비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키움증권 지분을 본격적으로 줄여왔다. 지난해 5월 말 기준 오르비스의 키움증권 지분율은 10%에 육박했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매도에 나서며 지분을 절반 가까이 축소했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국면에서 장기 보유 대신 차익 실현을 선택한 셈이다. 

    오르비스가 주식을 매도하는 동안 키움증권 주가는 1년 만에 4배 가까이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초 12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10월에는 30만원대로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장중 47만원까지 오르며 현재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증권주에 대한 시각이 비교적 일관적이다.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으로 거래대금이 늘고 단기 실적과 주가는 개선되지만, 증시가 조정을 받는 국면에 들어서면 증권사의 경영 환경 역시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처럼 장기 우상향 구조가 아니라,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국내 증시 특성상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매도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종은 구조적으로 성장 산업이라기보다는 시장 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업종으로 분류된다.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단기 호황을 누리지만, 거래대금이 줄어들면 실적이 빠르게 꺾인다. 이런 이유로 외국계 가치투자자들이 고점 논란이 불거질 때 선제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다만 시장의 시선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번 증권업종 사이클은 다르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 정부 당국이 증권사들을 제도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만큼, 과거보다 업황의 하방이 단단해졌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증권주 전반의 투자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증권가는 키움증권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키움증권에 대해 투자의견 BUY와 목표주가 54만원을 유지했다. 4분기 실적에는 해외부동산 관련 충당금 500억원과 성과급·상여금 200억원 등 일회성 비용 약 700억원이 반영됐지만, 이를 제외한 경상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는 평가다.

    2026년 핵심 투자 포인트는 거래대금의 ‘레벨업’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1월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62조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89% 급증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의 약정 거래대금도 2025년 연간 11.4조원에서 1월 평균 20조원대, 월말 기준으로는 30조원대까지 확대됐다. 현재와 같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경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만으로도 연간 1조원 수준의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내주식 시장점유율 하락 우려에 대해 증권가는 구조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은 코스닥 중소형주 거래 비중이 높은 증권사인데, 최근 시장이 코스닥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고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은 코스닥 중소형주 중심의 고빈도 매매 고객에 강점이 있으며, 실제로 2025년 12월 코스닥 시장 반등과 함께 전체 시장점유율은 19.6%까지 회복됐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함께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키움증권)국내주식 시장점유율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TF 사업 역시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ETF 유동성공급자(LP) 시장에서 약 25%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ETF 전담 TF를 신설해 UI·UX 개편을 추진 중이다. 2월 기준 ETF 거래대금 점유율은 12.1% 수준이지만, 하반기 퇴직연금 사업 개시 이후 추가 개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배당 정책도 명확하다. 키움증권은 3월 중 2026~2027년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자사주 매입·소각보다는 배당 중심의 환원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027년 감익 우려가 일부 제기되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최대한 충족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주가 하방을 지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2분기 MSCI 편입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고 연구원은 "당사 퀀트팀에서 키움증권의 2분기 MSCI 편입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적 성장과 배당 확대, MSC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도는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