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교환사채 권리 행사 급증, 올 들어서만 4130억 원SK하닉 교환가 10만원대 vs 현 주가 90만원, 외인 차익매물 '봇물'에코프로·하림지주도 몸살 … "수급 충격 유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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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불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증시 곳곳에서 '교환사채(EB)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경보가 울리고 있다.과거 주가가 낮을 때 발행된 EB가 최근 급등장에서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노린 매물 폭탄이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무관하게 주가를 짓누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바꾸면 수익률 수백%" … 두 달 새 4000억 쏟아졌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EB 교환권 행사 규모는 총 41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905억 원) 대비 2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E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후 발행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나 타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최근 증시 활황으로 주가가 교환가액을 훨씬 웃돌자, 채권 이자 대신 주식 전환을 통해 시세 차익을 확정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이다.여기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 움직임 등 정책적 변수도 기업들의 자사주 처분 및 EB 활용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3년 전 발행한 '2조 EB'가 부메랑으로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다. 최근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 배경에는 2023년 4월 발행한 17억 달러(약 2조 2377억 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가 자리 잡고 있다.당시 SK하이닉스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주를 담보로 EB를 발행했다. 현재 조정된 교환가액은 10만 8811원 수준이다. 10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주가가 90만 원 대를 호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투자한 외국인들은 원금 대비 약 7~8배(700% 이상)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수익 구간에 진입했다.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교환 청구가 본격화되면서 총발행 물량의 약 63.4%가 주식으로 전환됐고, 이 물량이 차익 실현을 위해 장내 매도되면서 외국인 수급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직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잔여 물량도 약 753만 주, 현 주가 기준 6조 6000억 원 규모에 달해 당분간 오버행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에코프로·하림지주도 '출렁'... 투자자 주의 필요EB발 수급 충격은 SK하이닉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하림지주 등도 최근 EB 교환권 행사가 잇따르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에코프로비엠의 경우 모회사 이룸티앤씨가 발행한 EB가 주식으로 교환되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11% 하락했고 , 하림지주 역시 지난 4일 대규모 교환권 행사 직후 이틀간 주가가 23% 급락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증권업계 관계자는 "EB 교환에 따른 매물 출회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 훼손이 아닌 수급적 요인에 불과하다"면서도 "다만 이미 수백 퍼센트의 수익을 낸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격 불문하고 물량을 던질 유인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 조정 빌미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