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지구 조합 사무실 압수수색…특정사 유착 의혹2지구 조합장·건설사 부적절 관계…시공사 선정 중단3지구 법적 공방 조짐…공사비 상승에 고금리 겹악재
  • ▲ 성수전략정비구역. ⓒ뉴데일리DB
    ▲ 성수전략정비구역. ⓒ뉴데일리DB
    서울시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 온 '한강 르네상스' 정책이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과 사업 지연으로 추진동력을 잃고 있다. 앞서 시는 규제가 사업 정체 주원인이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규제가 완화된 현재에도 성수 1·2·4지구에서 조합 비리 의혹과 시공사 선정 갈등이 계속되며 정책 취지가 희미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그간 시는 최근 간담회에서 전임시기 적용된 '35층 룰' 등 규제로 인해 성수전략정비구역 10년째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당초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이미 1만가구 규모 주택이 공급돼 시장 안정에 기여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평가도 나온다. 규제 완화라는 정책적 여건이 마련됐음에도 조합 운영 투명성 문제와 내부 갈등이 사업 추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지구별로 상황을 보면 성수1지구는 최근 시공사 유착 의혹으로 조합 사무실이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마감재 하향 변경 등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을 편취하려 했다는 배임 혐의와 특정 시공사와의 유착설이 불거지면서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입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 참여를 거부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성수2지구에선 조합장이 특정 건설사 관계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에 휩싸이며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를 보류하거나 불참하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다.

    정책 여건은 마련됐지만 정작 조합 운영을 둘러싼 갈등과 혼선이 불거지면서 시의 집중개발 정책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성수4지구에선 조합과 건설사간 법적 공방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조합은 대우건설이 대안설계 상세도면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찰 무효 선언 후 즉시 재입찰공고를 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입찰지침에 대안설계 관련 상세도면 제출 규정은 전무하다"며 "조합이 이사회와 대의원회 의결절차를 무시하고 유찰을 시키고 재입찰공고를 게시하는 등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게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현재 재입찰 공고는 조합에 의해 취소된 상태로 향후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동 일대 집값은 재건축 기대감에 힘입어 12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불거진 의혹과 공정성 시비로 정비사업 진행 속도가 더뎌지면서 사업 기대감도 한풀 꺾인 분위기다.

    일각에선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등 외부여건 악화에 더해 조합 내부 분쟁까지 겹치면서 한강 르네상스 정책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70층 이상 초고층 스카이라인을 조성하겠다는 한강 르네상스 구상이 정비사업 현장내 각종 비리 의혹과 내부갈등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것"이라며 "정책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사업 투명성 개선과 공기 및 공사비 단축을 위해 도입된 공공관리자 제도를 두고 '보여주기식 규제 완화'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혼선을 해소하고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려면 시급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