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배워오니 학교선 멍하니 … 교사 "선행학습이 흥미 뺏고 격차 키워"서울 학부모 89% "사교육 참여" … 안 하는 이유 1위는 '경제적 부담'강남 유아 절반이 영어학원 경험, 강북은 10%대 … '지역별 4배' 격차학부모·교사, 사교육 중단·감소 위해 "경쟁적 입시제도 개선" 꼽아서울교육청, 첫 사교육 인식조사 결과 발표
  • ▲ 노후 준비와 사교육비 응답 결과.ⓒ서울교육청
    ▲ 노후 준비와 사교육비 응답 결과.ⓒ서울교육청
    서울시교육청이 처음으로 사교육 인식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부모 응답자의 절반쯤(49%)은 노후가 위태로워지더라도 자녀 사교육비를 줄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당연히 사교육을 하는 이유로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좋은 대학 진학'이 꼽혔다.

    학부모는 좋은 성적을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지만, 정작 현장 교사들은 선행학습이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앗아가는 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9~10월 두 차례로 나눠 사교육 인식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조사에는 학부모·학생·교사 등 총 2만5487명이 참여했다.

    유·초·중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사교육 참여 여부를 묻자 응답자 1만606명 중 89%인 9426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초등학생 참여비율이 90.7%로 가장 높았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 94.1%, 종로구 79.8%로 최대 15%포인트(p) 차이가 났다.

    가구소득별 사교육 참여율은 월평균 800만 원 이상인 경우 95.3%, 200만 원 미만에서 66.8%로 최대 28%p 차이 났다.
  • ▲ 사교육 비참여 이유 설문조사 결과.ⓒ서울교육청
    ▲ 사교육 비참여 이유 설문조사 결과.ⓒ서울교육청
    사교육을 안 하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24%)', '자녀의 자기주도 학습 가능(21%)', '필요성을 못 느껴서(16%)' 순이었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경제적 부담을 꼽은 부모가 가장 많았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 경험을 묻자 3045명(29%)이 '다니거나 다녔던 적 있다'고 응답했다. 지역별로는 강남구(52.5%)·서초구(56.0%)의 경우 과반수가 경험이 있다고 답한 데 비해 강북구(14.7%)·중랑구(13.7%) 지역은 10%대 답변이 나왔다.

    선행학습 진도와 관련해선 학교 진도보다 빠르다고 답한 학부모가 6594명(62.2%)이었다. 이 중 4781명(45%)은 한 학기 이상 진도가 빠르다고 했다. 1년 이상 빠르다고 답한 학부모는 1859명(18%)이었다. 학교급을 넘어서 선행하는 경우는 969명(9%)이었다. 강남구(19.5%), 양천구(16.8%), 서초구(15.8%), 종로구(3.6%), 중구(3.5%) 등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노후 준비와 관련해선 응답자 중 4352명(41%)이 노후 준비도 하면서 사교육비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 노후준비 비율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러나 학부모의 49%는 자신의 노후가 위태로워지더라도 자녀 사교육비를 줄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사교육 참여 이유를 묻자 초·중학생은 '부모님이 다니라고 해서'가 1위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가 1위였다.
  • ▲ 선행학습 후 학습태도(왼쪽)와 학생 피로도 관찰 설문 결과.ⓒ서울교육청
    ▲ 선행학습 후 학습태도(왼쪽)와 학생 피로도 관찰 설문 결과.ⓒ서울교육청
    교사를 대상으로 학생들의 선행학습 후 학습태도를 묻자 초·중학교(53%), 고등학교(49%)에서 모두 '흥미와 호기심이 떨어진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학습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답변도 각각 37%로 나왔다.

    사교육으로 인한 학생 피로도와 집중력 저하와 관련해선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자주 관찰된다'는 답변이 증가했다. 초등학교(34.2%), 중학교(61.4%), 고등학교(63.0%) 등이었다. 고등학교의 경우 특성화고(28.7%)와 특목고(55.8%)보다 일반고(70.4%)와 자사고(69.7%)에서 응답 비율이 높았다.

    끝으로 학부모는 사교육 중단이나 감소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유아·초등 저학년은 방과후 돌봄과 다양한 체험 제공 확대를, 초등 고학년·중학생은 경쟁적 입시제도 개선과 맞춤형 공교육 지원 강화를 꼽았다.

    교사는 사교육에 대한 바람직한 정책 제안으로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시 경쟁 완화'를 1순위로 답했다. 유치원의 경우 '방과후 학교의 사교육 대체 프로그램 확대'도 주요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