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사흘째 임대업자 비판…세제 혜택 축소 가능성비주택 임대차 매물 잠김 우려…청년층 주거사다리 붕괴서울 전세가격 52주째 상승…전세매물 1년새 29% 급감
  • ▲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이어 민간 임대사업자 때리기에 나서면서 이미 극에 달한 임대차시장 불안정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례 없는 임대차 매물 품귀 현상 속에 임대사업자 보유 매물까지 잠길 경우 전세값 폭등과 월세화, 세입자들의 주거비 폭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오후 매입 임대사업자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회피하고 있다며 사흘 연속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매입임대는 민간사업자가 기존 주택을 사들여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제도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전·월세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했다.

    이후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입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지자 정부는 2020년 '7·10부동산대책'을 통해 4년 단기등록을 폐지하고 매입임대 신규등록도 제한했다. 기존 사업자들도 의무기간이 끝나면 자동 말소되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후 2024년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라는 명목 아래 '8·8부동산정책'을 통해 한시적으로 6년간 비(非)아파트 단기임대를 부활시켰다.

    시장에선 이 대통령이 윤 정부가 되살린 비아파트 매입임대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해 이들이 보유한 매물을 시장에 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 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 DB
    문제는 정부 규제로 임대업자들이 보유한 전세 매물이 매매로 전환될 경우 임대차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담당해온 임대사업자를 규제할 경우 매물 감소와 전세값 폭등이 불가피하다는게 업계 지적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매입임대는 기존 주택을 임대시장으로 유입시키는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며 "매입임대제도 세제 혜택이 축소될 경우 임대업자들이 기존 전세매물을 매매나 월세로 돌리거나 전세보증금을 올려 늘어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아파트대비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아파트 경우 사회초년생과 청년층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규제 부작용이 더욱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서울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월 첫째주 서울 전세가격은 0.13% 오르며 5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 매물도 급감하는 추세다. 부동산플랫폼 아실 통계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570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28.9% 급감했다. 
  • 전문가들은 매입임대의 투기적 활용 차단과 민간임대 공급기능 유지기능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과도한 시장규제가 계속되면 규제 역설로 인해 임대차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며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공공과 민간을 분리한 투트랙 주택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도 높은 규제가 민간임대시장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세입자 등을 고려해 빗장을 일부 풀어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