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A 출시 3일 만 증권사당 최대 1만 계좌 개설미국 투자자금 수백억씩 유입국내 투자자 미국 주식 보유액 60억달러 감소반도체 레버리지 ETF 5000억 털고, AI주 순매도 국장 복귀 일부 효과, 고환율에 정책 효과는 '글쎄'증권가 "RIA는 미시 정책, 환율 잡기에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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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예탁결제원.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국내투자자 미국주식 순매도 상위종목
환율 안정을 위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출시된 이후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자금이 일부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란 전쟁으로 환율이 치솟으면서 정책 취지는 빚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증권사들의 RIA 계좌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RIA 출시 3영업일 만에 가입자 1만 계좌를 돌파했으며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RIA 계좌 잔고가 300억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7일 기준 누적 입고금액이 약 760억원을 기록했다.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국내 주식 등에 재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계좌다. 해외투자자금 유출로 인한 환율 상승을 억제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RIA 출시 이후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유 금액은 줄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26일 기준 1525억달러(약 230조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1639억 달러 대비 100억달러 이상 줄었고, RIA 상품 출시가 시작된 23일(1587억달러)과 비교해도 3영업일 만에 약 60억 달러가 빠졌다. 지난해 10월 1700억 달러 대비로는 175억달러 줄었다.미국 주식 보유금액이 줄어든 것은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매도세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레버리지 ETF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시장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위험자산뿐 아니라 안전자산까지 동시에 줄이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단순한 리스크 회피를 넘어선 ‘포트폴리오 재편’ 국면이라는 분석이다.RIA 출시일인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국내 투자자 미국 주식 상위 순매도 종목들을 보면,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SOXL)를 3억5840만달러(5440억원) 팔아치웠다. 뒤 이어 팔란티어를 1억1242만달러(1706억원), 써클 인터넷(Circle Internet) 7301만달러(1108억원),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SGOV) 4455만달러(676억원), 샌디스크(SNDK) 3522만달러(535억원), AMD 3495만달러(531억원), TSMC ADR 3486만달러(529억원), 마이크론(MU) 1993만달러(303억원), 블룸 에너지(BE) 1485만달러(225억원), SPDR GOLD SHARES ETF(GLD) 1265만달러(192억원) 등을 순매도했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기대감 속에서 상승폭이 컸던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대거 이뤄진 것"이라며 "AI 및 데이터·가상자산 관련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종목들에서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이같이 미국 주식 규모를 축소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RIA가 출시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환율은 1527원을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KB국민은행 기준 공항 환전 환율은 1600원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증권가에선 RIA가 환율 안정 정책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환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경제성장률과 금리, 통화·재정정책인데, RIA는 이러한 거시 변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미시적 유인책'에 그친다는 것이다.증권업계 관계자는 "RIA를 통해 일부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효과는 확인되고 있지만, 환율 흐름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현재 환율은 금리와 글로벌 달러 강세 등 거시 변수에 더 크게 좌우되는 만큼 단기적인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