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위기경보와 석유 최고가격제서 제외 국내 수급 LPG 미국산 89~90% … 중동산 5%중동 리스크 대응 의존도↓·호르무즈 봉쇄 영향 제한적중동 LPG 90% 의존 인도 땔감 회귀 등 LPG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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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LPG 충전소에서 택시에 가스를 충전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연료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급망이 비교적 다변화된 LPG는 수급 충격을 완화한 반면,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유·휘발유·경유 등 전통 석유제품은 가격과 수급 불안이 확대되는 국면에 놓였다. 공급망 구조에 따라 갈린 에너지 시장의 명암을 상·하편 나눠, 중동 중심 수입 구조를 넘어선 공급망 다변화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주>정부가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직전 ‘경계’로 격상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원유와 석유제품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어서다.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급등 우려로 30여 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가 부활했지만, ‘서민 연료’인 LPG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내 LPG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반면 LPG의 중동 의존도가 절대적인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사재기와 절도 등 범죄가 발생하며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2일 LPG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액화석유가스(LPG) 국내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LPG 기업들이 중동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등으로 도입선을 다변화한 영향이다.국내 LPG 대표 수입사인 E1과 SK가스는 LPG 수입량 비중에서 미국, 캐나다 등 북미산이 전체의 80~90% 이상을 차지한다. 중동산은 약 5% 수준이다.LPG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2008년 이후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LPG 생산량과 수출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2010년대 들어 미국산 LPG를 중동산보다 대량 확보하기 쉬워지면서 도입 비중을 늘려 왔다. 무엇보다 정정 불안이 잦은 중동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선택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E1은 2012년부터, SK가스는 2013년부터 미국산 LPG 도입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약 60%였던 중동산 비중이 크게 낮아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리스크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LPG는 택시와 화물차 연료는 물론 가정과 식당의 취사·난방용, 석유화학 공장 등 산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민 연료다. 특히 도시가스 배관이 닿지 않는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LPG가 사실상 유일한 연료다. 국내 등록 택시 가운데 LPG 차량 비중은 90%에 육박한다.석유화학 업계에서도 LPG는 나프타 대안 원료로 활용된다. LPG를 투입해 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고, 이를 가공해 합성수지·합성고무·합성세제 등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합성수지는 플라스틱 페트병, 식품포장재 등을, 합성고무는 자동차 타이어, 신발 밑창, 고무장갑, 산업용 호스 등을 만든다. 합성세제는 일상생활에 중요한 주방세제, 세탁세제, 샴푸, 바디워시 등의 원료다.LPG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용 원료로 공급되는 LPG가 부족했다면 석유화학사들의 원료난이 더욱 가중됐을 것"이라며 "취사·난방·수송용으로 LPG를 사용하는 가구나 산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비중이 커 완전한 대체는 어렵지만, 현재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나프타에 LPG를 혼합(블렌딩)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 인도는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LPG 공급 우려가 커졌다.ⓒ온라인 갈무리
실제 인도는 LPG 공급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심각한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CNN은 "인도 정부가 가정용 공급을 최우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산업체와 호텔·식당 등 상업용 공급을 줄였다”며 "주민들이 LPG가스통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등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장작을 때워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한국 LPG 내수시장은 100% 민간 기업이 공급을 맡고 있다. 정부 비축분은 약 30만 톤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 비축의무량은 내수판매량의 15일분이지만, 기업들은 30일가량의 재고를 확보해 두고 있다.다만 국내에서는 공급 부족보다는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동산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대체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국제 LPG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LPG 업체들은 국제 상승분을 일부 반영해 4월 가격을 ㎏당 50원 인상했다. SK가스와 E1의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격은 ㎏당 1263.17~1265.73원, 산업용 프로판은 1269.77~1272.33원, 수송용 부탄은 1620.55~1622.55원 수준이다.업계는 5월에도 국제 LPG 가격과 환율 상승 영향으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 폭을 자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휘발유, 경유는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16.61원으로 전날보다 6.83원 올랐다. 경유는 1907.87원으로 6.21원 인상됐다. LPG는 1035.77원으로 전날 보다 3.30원 올랐다.





